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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탕’ 식품 믿고 샀더니 단맛 강한 액상과당 듬뿍





속지 말자, 영양성분표

최근에 마트를 찾은 주부 박선숙(55)씨는 육류가공품 코너에서 소시지 하나를 꺼내들었다. 제품 포장 뒷면에는 깨알 같은 문구가 빽빽했다.



“열량은 75㎉에 지방은 4.9g, 원재료는 돼지고기랑 정제소금, 산도조절제, L-글루타민산나트륨, 아질산나트륨…”



알 듯 모를 듯 암호 같은 단어가 이어지자 박씨는 읽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포장 앞면에 적힌 ‘합성착색료 무첨가’라는 굵직한 수식어에 마음이 끌려 소시지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가공식품의 식품 라벨은 건강한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해당 제품이 어떻게 생산됐고, 어떤 성분으로 구성됐는지 보여주는 주요 정보다.



하지만 식품 라벨을 제대로 확인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서울교대 생활과학교육과 김정원 교수는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요구는 높아졌지만 아직도 대다수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나 수식어만으로 제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식품 라벨만 꼼꼼히 읽어도 건강지수는 한 단계 높아진다. 식품 라벨의 함정을 피해가며 제대로 읽는 법을 짚어본다.



글=오경아 기자 oh.kyeongah@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1 영양성분표 확인하며 나트륨·당 DOWN



식품 라벨의 꽃이라 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영양성분표’. 해당 식품에 어떤 영양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열량과 탄수화물(당류)·단백질·지방(포화·트랜스지방)·콜레스테롤·나트륨의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나트륨·당 과다 섭취 국가다. 나트륨과 당의 하루 평균 섭취량이 각각 4878㎎, 61.4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섭취량(2000㎎, 50g)을 웃돈다. 영양성분표는 이러한 영양소의 섭취를 절제·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영양소 기준치를 참고하면 된다(표1 참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안전정책과 이혜영 연구관은 “부족한 영양소 섭취를 늘리고 과잉 섭취하는 영양소는 줄이며 나의 하루 권장 영양소를 적절히 충족하는 것이 영양성분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2 ‘1회 제공량’ ‘% 영양소 기준치’ 주목



“열량 100㎉와 200㎉ 과자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할까.”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라면 전자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1회 제공량’이다. 영양성분표의 열량은 보통 1회 제공량 기준이다. 즉 과자 한 봉지가 5회 나눠 먹을 분량이라면 그중 1회에 해당하는 열량만을 표기하는 것이다. 즉 ‘100㎉, 총 5회 제공량’인 과자의 실제 열량은 500㎉인 셈이다. 열량 하단에 적힌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의 표기 또한 마찬가지다. 차움 푸드테라피센터장 이기호 교수는 “총량 대신 1회 제공량으로 쪼개 표시함으로써 칼로리·당류·포화지방을 낮춰 보이려는 제조업자의 속셈”이라고 말했다.



영양성분표 오른쪽의 ‘% 영양소 기준치’를 잘못 해석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일반인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영양소 기준치를 100%라고 했을 때 해당 식품 1회 제공량을 통해 얻는 영양성분의 비율이다. 예컨대 ‘탄수화물 46g, 14%’라고 적혀 있다면 1일 탄수화물 섭취 기준치인 330g의 14%를 이 식품 1회 제공량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3 영양성분표의 ‘0’을 맹신하지 말 것



제로(0)칼로리나 무지방·무콜레스테롤 등을 내세운 제품이 많다. 하지만 ‘0㎉라는 것은 없다’는 게 이기호 교수의 설명이다. 식품 표시 기준에 따르면 5㎉ 미만은 0으로 표기할 수 있다. 또 탄수화물·당류·단백질·지방·포화지방은 0.5g 미만, 트랜스지방 0.2g 미만, 콜레스테롤 2㎎ 미만, 나트륨 5㎎ 미만도 0으로 표기한다. 즉 ‘함량 0’으로 적혀 있어도 열량 4㎉에 나트륨 4.9㎎이 함유됐을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특히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트랜스지방처럼 부정적인 항목은 제조업체에서 최대한 ‘함량 0’으로 표기하려 한다”며 “과자 전체의 용량을 줄여 함유되는 트랜스지방 또한 0.2g 미만으로 낮추는 식”이라고 말했다.



나쁜 지방인 포화·트랜스지방, 비만의 원인인 당,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나트륨 함량이 ‘0’이라고 해서 방심하고 해당 식품으로 과다 섭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만약 함유량이 전혀 없다면 해당 영양소의 명칭과 함량을 아예 생략하거나 ‘없음’ 또는 ‘-’로 표시한다.



4 유독 굵은 수식어나 ‘무·저·고’ 용어 주의



식품 라벨엔 유독 굵은 글씨로 제품의 장점을 표기한 수식어가 눈길을 끈다. ‘무’ ‘저’ ‘고’ ‘강화’ ‘첨가’ ‘감소’ 등의 특정 용어를 사용한 ‘영양 강조 표시’다. 저지방·고칼슘·무가당처럼 제품에 함유된 영양소의 양이 일정 기준보다 적거나 많으면 이런 표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표기도 유의해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설탕’ 식품에 당이 전혀 없진 않다. 설탕 대신 설탕보다 저렴하면서도 단맛이 월등히 강한 액상과당(또는 포도당·올리고당)이 포함된 경우가 대다수다. ‘통곡류’임을 앞세운 시리얼 제품도 원재료명을 들여다보면 98%가 옥수수이고 나머지 2%만이 통곡물인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제품의 장점이나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문구를 눈에 잘 띄게 큰 글자로 나열해 소비자가 영양성분표·원재료를 확인하기도 전에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각종 수식 문구에 이끌리기보단 ‘원재료 및 함량’의 내용을 타 제품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5 식품첨가물, ‘무첨가’ 마케팅의 피해자?



식품 라벨 ‘원재료명 및 함량’에는 유독 어려운 용어가 많다. D-소르비톨(감미료)·L-글루타민산나트륨(향미증진제)·아질산나트륨(발색제) 등 모두 식품첨가물이다. 식품에 맛이나 색을 입히거나 식품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는 물질이다. 2013년 식약처가 진행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식품첨가물(34.5%)이 꼽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크다”며 “기업들의 무분별한 무첨가 마케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SG·카제인나트륨 등 특정 첨가물 앞에 ‘무첨가’를 붙여 제품 광고 전면에 내세우면서 마치 해당 첨가물이 ‘나쁜 것’이라는 오해를 심어줬다는 것.



김 교수는 “식약처의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쳐 안전하다고 입증된 첨가물만이 식품에 사용된다”며 “당·나트륨·트랜스지방 섭취 때문에 만성질환에 걸리는 경우는 있어도 식품첨가물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단 과다섭취 시 어떤 성분이든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식품 구매 시 첨가물 종류를 꼼꼼히 확인하고 하루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식품라벨이란=원재료명부터 내용량·제조일자·영양성분·주의사항까지 가공식품에 관한 정보를 표시한 것을 뜻한다. 대개 영양성분표만을 떠올리지만, 제품의 용기나 포장 전체가 식품 라벨에 해당한다. 정부가 1962년 식품표시제도를 시행하면서 소비자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의무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제품 포장에 기재토록 했다.





만성질환자는 ‘영양성분표’ 꼼꼼히 체크해야



영양성분표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나침반과 같다. 하지만 남성의 12%, 여성의 30%만이 영양성분표를 확인하고 제품을 구입한다(2010~2011년 국민영양조사 자료). 서울대병원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자는 음식과 건강이 직결되므로 건강한 사람보다 영양성분표를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는 나트륨, 당뇨병은 탄수화물·당류·열량, 고지혈증은 지방·포화지방·트랜스지방·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반드시 확인해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한다(표1 참고).



하지만 환자마다 본인에게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 함량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오 교수는 “영양성분표는 우리나라 남녀노소의 평균적인 하루 영양소 섭취량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환자에게 100% 적합한 기준이라고 할 순 없다”며 “주치의와 상의해 영양소 기준에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비만 환자는 열량과 당류, 심혈관질환자는 지방의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뼈가 약해지는 폐경기 여성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이 풍부한 제품을 고른다.



성분도 중요하다. 임산부나 어린이는 가급적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카페인 음료를 피한다. 어린이는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고른다. 당뇨병 환자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유당분해효소가 충분하지 않아 우유를 마시면 복통·설사 증세가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인 경우 우유 선택 시 ‘락토 프리’ 제품을 택한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식품 라벨 뒷면의 계란·우유·메밀·땅콩·대두·밀·고등어·복숭아 등 알레르기 유발 성분에 대한 표기 내용을 확인한다. 식품첨가물 아황산나트륨(표백제)을 천식 환자가 섭취 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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