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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 명가들 IT업체와 손잡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시대가 열리면서 럭셔리 시계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고가의 시계를 구입하는 이유는 그것이 주는 감동과 남들과 구별되는 우월감 때문이었는데 그 자리를 이제 스마트 워치가 대신할 판이다.

스위스 바젤월드, 올해의 포인트

시계 제작사들의 가장 큰 숙제는 감동을 주는 고품격 초정밀 손목시계와 커넥티드 디바이스(PC·휴대폰·TV등 전자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라는 두 가지 기능을 어떻게 접목시키는가다. 커넥티드 워치는 시계 기술만으로는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IT분야의 전문적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다가 착용자의 데이터가 저장되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시스템 또한 요구된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여부가 불확실해 수십, 수백년간 전통을 고집해온 워치메이커들의 고민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래도 스마트 워치가 미래형 워치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지 아날로그 핸드메이드 시계를 고집하던 럭셔리 시계 회사들은 IT기업과 손잡고 스마트 워치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3월 19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제 43회 스위스 바젤월드(Baselworld)에서는 219개 스위스 시계회사 중 12개 회사가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아날로그식 외관에 최첨단 기술이 더해져 기존의 디지털 스마트 워치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판매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 효과에 따라 내년에는 더 많은 회사들이 다양한 기능의 스마트 워치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사에는 15만 명의 바이어와 4300명의 기자들이 다녀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럭셔리와 첨단 기술이 접목된 현장에 중앙SUNDAY S매거진이 다녀왔다.

구찌 스마트워치 i.am
대부분의 스마트 워치는 ‘MMT(Manufacture Modules Technologies Sarl: 실리콘밸리의 IT 기업 ‘풀파워 테크놀로지’와 스위스 워치메이커들의 제휴로 만들어진 합작회사)’와의 파트너십으로 애플 및 안드로이드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제작됐다.

불가리는 스위스 보안 기술 IT 기업 위즈키(WISeKey)와 제휴해 보안시스템을 크게 강화한 ‘디아고노 e-마그네슘’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NFC(근거리 무선통신) 안테나가 장착된 디아고노 e-마그네슘은 애플과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다운로드가 가능한 ‘불가리 볼트(BULGARI Vault)’ 어플리케이션에 연동되어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 자동차나 문을 열거나 닫는 것도 가능하다. 보안 또한 최고 수준이다. 데이터는 스마트폰과 시계가 가까이 있을 때만 전송된다. 개인정보는 스위스 밀리터리 벙커 내의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경우 불가리 어플리케이션 데이터는 바로 삭제된다.

LVMH그룹의 시계브랜드 태그 호이어는 기자회견을 통해 구글, 인텔과 손잡고 새로운 스마트 워치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태그 호이어의 기 세몽 CEO는 기자회견에서 “스마트 워치는 시계가 아닌 손목에 연결된 단말기, 즉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라며 “단말기는 3년 정도가 지나면 버리지만 시계는 3년이 지났다고 버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적, 기능적 요소가 결합된 태그 호이어의 미래형 시계는 금년 말 출시될 예정이다.

구찌는 패션 브랜드답게 그래미 어워드를 7번 수상한 미국의 래퍼이자 기업가인 윌 아이 엠(will.i.am)과 손잡고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패셔너블한 스마트 워치를 개발했다. 시계의 앞면에는 카메라를 장착했고 3G로 연결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필요없이 스스로 기능한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와 알피나의 오롤로지컬 스마트 워치, 몬데인 헬베티카 스마트워치는 ‘모션 X’라 불리는 스마트 워치 플랫폼으로 작동된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해 착용자의 움직임과 수면 시간 등을 실시간 체크하는 등 퍼스널 트레이너 역할을 한다. 또 브라이틀링은 파일럿을 위한 전용 스마트워치로 비행 시간을 자동 체크하며 해외에서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현지 시간으로 시간을 변경하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를 출시했다.

한국 브랜드 카이로스(Kairos)는 세련된 디자인의 전통적인 아날로그식 시계에 OLED 덮개를 씌워 평소에는 일반 시계로, 알림이 오면 올레드 덮개에 메시지나 각종 정보가 뜨는 스마트 시계로 사용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에 사흘 정도 사용 가능하고, 백화점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에 바젤에서 소개된 스마트 워치는 금년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현재 인터넷으로는 예약 주문이 가능하다.

올해 하이엔드 럭셔리 트렌드는 투명
스마트 워치가 올해 바젤월드의 가장 큰 이슈였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시계 메이커들은 그들만의 노하우, 아이덴티티, 그리고 장인정신이 담긴 전통적 아날로그 시계를 고집하며 전세계 바이어들을 매료시켰다.

시계의 무브먼트가 다이얼에서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오픈워킹 제조기법은 2015년 하이엔드 럭셔리 워치의 트렌드다. 스위스 워치메이커들은 전 세계 시계 애호가들이 외부의 아름다움보다 메카니즘의 정교함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이미 여러 시계 브랜드들은 제품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보이기 위해 뒷면을 오픈해 무브먼트를 보여줬지만 금년처럼 많은 브랜드가 도발적으로 ‘속살’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브레게의 트래디션 오토매틱 세컨드 레트로그레이드나 아르민 스트롬의 스켈레톤 퓨어 시리즈처럼 무브먼트의 대부분이 드러난 시계는 물론 불가리의 카리옹 투르비옹이나 해리 윈스턴의 프로젝트 Z9, 페레레 스켈레톤, 지라르 페르고의 투르비용 트로와퐁, 크리스토프 클라레의 알레그로, 블랑팡의 투르비용 카루셀 시계처럼 무브먼트의 부분만 보이도록 디자인된 것도 있다. 이 시계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메이드인 스위스 워치의 정교함과 장인정신, 노하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위블로 빅뱅 브로드리
섬세한 조각첨단 소재고무 스트랩 인기
뼈대가 보이는 스타일과는 정반대로 장시간 공들여 제작한 조각작품을 다이얼에 입힌 오트 워치 또한 트렌드로 부상하며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쟈크 드로아, 코럼, 율리스 나르댕, 제니스 같은 브랜드들은 사실적으로 표현한 조각품을 다이얼에 삽입했다. HYT의 H1 시가나 크레스토프 클라레의 듀얼 토우처럼 무브먼트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브랜드 제품도 있었다.

주얼리 회사들은 수십 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초고가 주얼리 워치 제작을 멈추지 않았으며 위블로의 빅뱅 브로드리같이 시계 전체를 오트 쿠튀르처럼 수를 놓아 장식한 제품도 있었다.

새로운 재질과 기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다. 마그네슘으로 제작한 불가리 디아고노, 구리와 금을 사용한 블랑팡의 샤쿠도, 텅스텐을 사용한 브라이틀링의 갈락틱 유니타임 슬릭 등은 기존에 잘 사용하지 않던 메탈로 제품을 차별화했다. 해리 윈스턴이나 펜디, 아티에이같은 브랜드는 실제 나비날개나 공작 깃털 등을 다이얼에 삽입해 독창적인 한정판을 선보였다.

지난해 유행했던 나토 스트랩(Nato Strap)에 이어 금년에는 고무 스트랩을 사용한 럭셔리 시계들이 대거 출시됐다. 메탈과 가죽밴드만을 출시하던 롤렉스도 야치마스터에 고무 스트랩을 사써서 이 트렌드에 동참했다.

에르메스 슬림 퍼스펙티브 카발리에레
또 남성 시계의 사이즈는 지난해까지는 지름 50㎜ 이상의 대형 사이즈가 유행했지만 올해는 39㎜에서 43㎜ 사이의 착용이 편한 적당한 크기가 대세였다. 2015년 최고의 시계 중 하나로 뽑힌 에르메스의 ‘슬림 데르메스(39.5㎜)’는 메종 에르메스가 직접 제작한 울트라 틴 무브먼트(2.6㎜)가 삽입되어 두께가 4㎜밖에 되지 않는, 시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미니멀 스타일이다.

주얼리는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심플한 디자인이 많이 보였다. 특히 뱀처럼 손목과 손가락을 감는 스타일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한 두 종류의 모델을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프랑스 D브랜드가 2014년 출시해 유행을 몰고온 트라이벌 귀걸이를 다양하게 변형한 귀걸이도 자주 눈에 띄었다.

스위스 프랑 및 달러의 강세, 중국의 부패 척결 정책에 따른 소비 감소 등은 럭셔리 주얼리 시계 분야에도 영향을 미쳐 주얼리 제작자들은 신제품 개발보다 재고정리에 집중한 편이었고 바이어들은 신제품 오더에 매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바젤(스위스) 글·사진 김성희 중앙SUNDAY S매거진 유럽통신원 sungheegioielli@gmail.com, 사진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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