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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 일왕, 팔라우서 추모 행보 이어가

올해 전후 70년을 맞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강조해온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9일 태평양전쟁 격전지 팔라우 공화국에서 추모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옛 일본군 전몰자비를 찾은 데 이어 미군 위령비도 방문했다. 잘못된 전쟁의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자 화해와 평화의 제스쳐로 해석된다. 일왕은 전날 팔라우로 떠나기 직전 도쿄 하네다공항 환송식에서 “태평양에 떠있는 아름다운 섬들에서 슬픈 역사가 있었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는 이날 오전 팔라우 남쪽 페릴류 섬 최남단에 있는 서태평양 전몰자비를 찾았다. 일본 정부가 1985년에 세운 일본군 추모비다. 페릴류 섬은 1944년 9월 일본 주둔군과 섬을 탈환하기 위해 상륙한 미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당시 일본군 1만명, 미군 1700명이 전사했다. 일왕 부부는 팔라우 전투에서 살아남은 옛 일본군 병사와 희생자 유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헌화대에 일본에서 가져온 흰 국화를 올렸다. 깊게 머리를 숙이며 전사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는 또 페릴류 섬과 마찬가지로 많은 희생자가 나온 약 10km 떨어진 앙가우르 섬을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일왕 부부는 일본군과 미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오렌지 비치’ 옆 미군 위령비도 방문했다. 헌화하고 묵념을 올렸다. 그리고 해변으로 걸어가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모래사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아키히토 일왕은 팔라우 주민들을 만나 “전쟁 때 많이 힘들었겠군요"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라며 위로의 인사도 건넸다. 일왕은 전날 저녁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는 “과거 전쟁에서 숨진 모든 사람들을 추모하고 그 유족들이 걸어온 고난의 길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역사 인식 발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한 2012년 12월 이후 두드러진다. 일왕은 2013년 12월 팔순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소중한 것으로 삼아 일본국 헌법을 만들었다”며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또 올해 1월 1일 신년 소감에선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사를 부정하려는 아베 총리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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