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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 기자의 9층에서]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이란 쉽고, 짧고, 간단하고, 재미있는 글입니다. 이건 제가 하는 말은 아니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명지대 교수의 말입니다. 유 교수의 말처럼 쉽고, 짧고, 간단하고, 명료해야 하는 건 기사에서 중요한 덕목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제한된 지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더 많은 사람들이, 빨리 이해하도록 해야 하니까요.

기사를 쓸 때 피해야 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피동형 문장은 되도록 쓰지 않습니다. "~에 의해 ~를 하게 됐다"는 동사 대신 "~를 했다"고 능동형으로 씁니다.

2. '~적'이라는 말도 피합니다. '선택적''효율적' 같은 단어에 쓰이는 '적'은 일본식 접미사입니다. 가능한 다른 말로 풀어줍니다.

3. 그러나, 그런데, 그래서, 하지만 등의 접속부사는 되도록이면 안쓰는 게 좋습니다. 접속부사를 안 쓰면 문장에 힘이 생깁니다.

4. 복수를 가리키는 단어 뒤에 붙는 '들'도 줄이는 게 좋습니다. "예쁜 가방들이 많네요."라는 문장에선 "많네요"라는 말에 이미 여러개라는 뜻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냥 "예쁜 가방이 많네요"라고 하면 됩니다.

5. '그녀'라는 말 대신 '그'라고 합니다. "김미자씨는 학교에 다닌다. 그녀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라고는 안합니다. 그냥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합니다.

6. 한 문장에는 한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한 문장에 두 가지 이야기가 섞이면 문장이 꼬이고 전달하려는 의미가 불분명해집니다.

7.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어나, 장면을 이용합니다. A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B로 넘어갈 때는 그 둘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공통된 단어나 주제, 장면을 이용하는 게 한가지 방법입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주제가 바뀌면 글의 흐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20년 가까이 신문기자로 일했지만 글 쓰는 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강연에서 유 교수는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형식이 약해도 내용이 충실하면 된다는 겁니다. 온갖 형용사와 미사여구로 치장을 해도 내용이 충실하지 않으면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기사를 쓸 때도 제일 중요한 건 소위 '야마잡기'입니다. '야마'란 기자들끼리 쓰는 일종의 은어로 주제라는 뜻입니다. 야마, 즉 전달하려는 내용이 명확하면 기사 쓰기는 쉬워집니다. 그 반대의 경우엔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헤매게 됩니다.

강남통신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박혜민 기자의 9층에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물고기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
'화장품 썰전' 참여해보니
방학에 아들 얼굴도 못본다니…
강남통신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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