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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목요일] 예비 엄마~ 참치캔 괜찮아요, 참치회는 조금만

임신 6개월째에 접어든 유모(33·서울 마포구)씨는 매일 먹거리를 두고 고민한다.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게 많은데 잘못 먹었다가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한 달에 한 번 병원 갈 때 의사한테 물어보는 것으로는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포털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주변 사람의 조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매운 음식 먹으면 태아가 아프다’ ‘밀가루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면 아토피가 생긴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불안하다. 유씨는 “생선회는 아기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아예 안 먹는다”며 “과일이 몸에 좋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다 보니 임신성 당뇨가 왔고 살도 많이 쪘다”고 말했다.



임신부, 뭘 먹지?
뇌성마비·정신지체 유발 수은
참치캔 만드는 가다랑어보다
횟감 재료 참다랑어 속에 많아
덜 익힌 육류·커피도 자제해야
밀가루·우유나 달고 매운 음식
안 좋다는 속설은 무시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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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엄마들은 늘 안전한 먹거리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뭐가 해롭고, 뭐가 좋다’는 식의 보도가 나올 때마다 불안하다. 최근에는 참치(가다랑어)가 해로울 수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참치에는 두뇌 발달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해롭다고 하니 헷갈린다.



 이런 논란은 지난해 8월 미국의 유명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 리포트’의 보도로 시작됐다. 이 잡지는 “일부 참치캔의 수은 함유량이 매우 높아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신부가 참치 섭취를 되도록 피하거나 아예 먹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금속인 수은이 엄마의 태반을 통해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뇌성마비·정신지체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연어나 참치캔 등의 생선을 매주 2~3번 먹으라고 권장해온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FDA가 “생선을 더 많이 먹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태아와 임신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반박했지만 이를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임신부들의 불안이 가시지 않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섰다. 식약처는 최근 ‘임신부 생선 섭취 요령’ 책자를 만들어 전국 보건소와 산후조리원 등에 배포했다. 식약처는 이 책자에서 “참치캔의 수은 함유량이 고등어·꽁치 등 일반 어류와 큰 차이가 없다”고 못 박았다. 식약처가 권고하는 적정 생선 섭취량은 일주일에 400g이다. 참치캔 한 개는 150g, 보통 크기의 고등어 한 마리는 300g, 조기는 100g 정도 된다. 일주일에 참치는 세 캔이 안 되게 먹고, 고등어는 한 마리 이상, 조기는 네 마리까지 먹어도 된다는 뜻이다. 캔의 원료 참치는 가다랑어다. 얕은 바다에 산다.



 그러나 깊은 바다에 사는 참다랑어·상어 같은 생선은 일주일에 최대 100g까지만 섭취하는 게 좋다. 회·조림·구이 등으로 나온다. 횟감용 참다랑어(100g 기준 회 10점)는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어 몸속에 수은이 많이 농축돼 있다. 생선별 평균 수은 함유량을 비교해보면 참치캔과 고등어 등 일반 어류는 0.03㎍/g(기준 1.0㎍/g 이하)이지만 참다랑어는 0.21㎍/g, 상어류는 0.20㎍/g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김진수 경상대 해양식품공학과 교수는 “참치캔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참치보다 훨씬 작은 물고기를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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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부들이 유의할 음식은 생선 말고도 꽤 많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레어’ 스테이크나 육회 등 완전히 익히지 않은 고기는 피해야 한다. 기생충 감염이나 식중독 우려 때문이다. 요즘 한국 사람들이 밥보다 더 자주 먹는다는 커피도 자제해야 한다. 수분이나 철분 섭취를 방해하고 자궁 수축을 촉진해 조산을 유발할 수 있다. 식약처가 정한 임신부의 카페인 하루 권장량은 300㎎. 하지만 의사들은 연한 아메리카노 1잔(카페인 100㎎ 안팎) 정도가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홍순철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카페인 권고량은 최대치를 나타낸 것이며 미국의 기준(200㎎)은 한국보다 낮다”며 “ 조산 기미가 있으면 되도록 안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담배와 술은 끊는 것이 좋다.



 반면 밀가루나 유제품, 매운 음식,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아기에게 좋지 않다는 속설은 무시해도 좋다. 김민형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우유나 콩, 밀가루 등을 섭취하면 아토피가 생긴다고 해서 일부러 안 먹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음식을 골라 먹으면 아이에게 아토피가 더 많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매운 걸 먹으면 임신부에게 위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인은 짠 음식과 탄수화물·당분 과다 섭취에 노출돼 있다. 임신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식약처가 임신부 식품 섭취량을 조사했더니 칼슘 섭취량이 하루 권장량( 930㎎)의 60.5%에 불과했다. 철분(권장량 24㎎)도 58.8%에 그쳤다. 반면 나트륨은 기준치(2000㎎)의 231%였다. 주로 빵·밥·면을 많이 먹어 탄수화물을, 과일·주스로 인해 당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도 흔하다. 김암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임신부들의 영양 섭취 과다로 임신성 당뇨가 많아졌다. 탄수화물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임신부의 건강 밥상은 단백질과 야채 위주로 차리는 게 좋다. 임신부의 피를 보충해주는 철분과 태아의 발달을 돕는 엽산도 중요하다. 철분은 붉은 살코기와 두부, 견과류 등으로 섭취할 수 있다. 엽산은 쑥갓·시금치·부추 등에 풍부하다. 식품 외에 철분제·엽산제 등 영양제도 꾸준히 먹어야 한다. 김암 교수는 “임신 초기에는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고, 중기 이후에는 철분을 보충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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