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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하세요] 기상 캐스터 너무 예쁘니 뉴스 봐도 날씨는 기억 못하더라

김동완 전 기상통보관은 여전히 달변이었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일을 술술 풀어놓았다. [오종택 기자]

“오늘 우리나라는 대륙성 고기압이 약해진 틈을 타….” 미모의 기상 캐스터가 TV뉴스 말미에 나와 경쟁적으로 전하는 오늘의 날씨는 이렇게 시작한다. 50년 전에는 단 한 사람, 김동완(81) 기상통보관만이 있었다. 종이 일기도에 직접 매직펜으로 등압선을 그려가며 날씨를 전하던 국내 1호 기상 캐스터였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신정3동 자택에서 만난 그는 두 시간 반 동안 쉼없이 얘기를 이어갈 정도로 여전히 달변이었다. 최근 치아를 뽑고 틀니를 끼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해 체중이 줄었고, 하지정맥류 때문에 걷는 데 다소 불편하다고 했다.

 “2000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모아놓은 재산만 다 날렸어요. 그 때 아내도 당뇨가 심했는데 선거운동 하느라 진료를 제때 못 받아 결국 시력을 잃었고요.” 부인은 고관절 골절까지 겹쳐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현재는 집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만이 작은 아파트에 홀로 살고 있었다.



40대 때의 김동완씨.
 - 김동완 통보관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고 있다는 게 고맙다. 이 김동완이 예보한 것은 맞은 것만 기억하고 틀린 건 잊어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 방송 출연은 언제 시작했나.

 “1965년 기상청(당시 중앙관상대) 예보관들이 직접 라디오에 출연해 날씨를 전하기 시작했다. 경북 김천 출신이어서 억센 경상도 사투리 탓에 출연 대상에서 제외될 상황이었다. 애초 출연할 마음도 없었는데 ‘김동완이는 안 돼’라는 말을 듣고 오기가 생겼다. 녹음을 해서 서로 비교해보자고 제안했고, 내가 가장 낫다는 평이 나와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그의 이름 다음에 붙는 기상통보관은 정식 직제가 아니었다. 한 방송국이 그에게 ‘통보관’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저절로 통보관이 된 것이다.

 - 97년 방송 일을 그만 둘 때까지 30여 년을 날씨와 함께 했는데 비결은 뭔가.

 “예보만 전한 게 아니라 생활 관련 정보까지 보탠 덕택이 아닐까 한다. 찜통더위란 말처럼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표현 대신에 ‘파리도 졸리는 더위’ 같은 표현을 쓰니 사람들이 피식 웃고 기분이 나아지게 된다.”

 그는 당시 날씨 속담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인들이 모인 복덕방을 기웃거렸다. 또 1년 동안 택시기사를 병행하면서 손님들이 들려준 얘기를 꼼꼼히 메모한 것도 도움이 됐다.

 - 기상통보관이 택시도 몰았나.

 “당시엔 박봉이었고 24시간 일하고 24시간 쉬는 근무조건이었다. 손님의 말을 적은 메모를 모으니 캐비닛 1개를 채울 분량이 됐다.”

 - 요즘 기상 캐스터들을 어떻게 보나.

 “기상캐스터들이 너무 예쁘다. 그러다보니 정작 일기예보 방송을 보고도 내일 날씨가 어떻다고 했는지는 기억을 못한다.”

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사진 오종택 기자, 영상 유튜브 a6322849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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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