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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니 살아났다 … 마흔 넘긴 세 남자 '꿈틀 직구'

프로야구 NC 김경문(57) 감독은 투수 손민한(40) 이야기가 나오면 미소를 짓는다. 손민한은 지난 5일 창원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무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만 40세 3개월 나이에 승리를 거둔 손민한은 송진우(42세 6개월)-박철순(40세 5개월)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 고령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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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감독은 2011년 겨울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롯데에서 방출된 손민한이 신생팀 NC의 테스트를 받기 위해 제주 훈련장을 찾았다. 김 감독은 “당시 손민한의 최고 구속이 시속 134~137㎞에 그쳤다. 그래도 대단했던 선수를 그냥 보내기 아까워 입단을 허락했다”고 회상했다.

 손민한은 승승장구했던 시절과 끝없이 추락한 기억을 모두 갖고 있다. 불혹이 된 그는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 위에 꼿꼿하게 다시 섰다. 손민한은 2005년 18승을 거둔 롯데의 에이스였다. 2009년 고질적인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후 그는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이었던 탓에 비리 연루 의혹을 받았다. 결국 손민한은 2011년 롯데에서 방출됐다. 법정까지 가는 다툼 끝에 손민한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래도 선후배들의 냉랭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사과문을 쓰고, 머리를 숙인 후에야 NC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이제 손민한은 NC 마운드의 버팀목이다. 투수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을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 살아 있는 교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워싱턴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바톨로 콜론(42)이 화제였다. 1962년 창단한 메츠 구단 역사상 최고령 개막전 선발 투수로 기록된 콜론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의 호투를 지켜본 테리 콜린스(66) 감독은 “마운드 위에서 콜론이 ‘나는 건재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때 콜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하나였다. 시속 100마일(약 161㎞)에 이르는 강속구로 MLB 최고 투수로 활약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LA 에인절스에 둥지를 튼 그는 2005년 21승을 올리며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그는 이듬해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5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진 그의 팔꿈치와 어깨는 만신창이가 됐다. 코칭스태프와 불화까지 겹치면서 그는 더 이상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없어 보였다. 2010시즌 도중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에 내려간 그는 서서히 잊혀졌다. 바닥까지 추락한 그는 금지약물에도 손을 댔다. 그는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뒤 이듬해 조용히 돌아왔고 재기에 성공했다.

 나이가 들면 힘이 떨어진다. 손민한과 콜론은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쓴다. 투심 패스트볼은 일반적으로 직구라고 불리는 포심 패스트볼보다 스피드가 느리지만 움직임이 심하다. 손에 익히기 어렵고, 제구도 힘들지만 백전노장에겐 최고의 무기다.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도 노장 투수 덕분에 들떠있다. MLB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했던 구로다 히로키(40)가 친정팀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11승 9패를 기록한 그는 연봉 1800만달러(약 198억원)를 제시한 MLB 구단의 제안을 뿌리치고 히로시마 마운드에 섰다. 일본에서 받는 연봉은 4억엔(약 36억원). 돈은 손해봤지만 “힘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는 히로시마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난달 29일 야쿠르트와의 원정 경기에 처음 등판한 구로다는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야쿠르트 타선을 요리한 무기는 역시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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