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다니엘 린데만의 비정상의 눈] 한국의 전통 무도에서 한류 가능성을 보다

다니엘 린데만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서구에선 무술이라 하면 한국·중국·일본 등 동양의 것을 먼저 떠올린다. 한국 무술만 해도 태권도·합기도·씨름과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인 택견이 널리 알려졌다. 나는 한국 무술, 또는 무도를 배우면서 나름대로 철학이 생겼다.

 원래 서양에선 무도의 이미지가 상당히 낭만적이었다. 대중매체에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무도를 거의 종교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명상과 함께하는 것은 물론 철학적·종교적 접근을 통해 이해하려는 사람도 많다. 나도 그랬다. 처음 배울 때는 기술적인 ‘미(美)’에 끌렸다. 하지만 관련 책과 글을 읽을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졌다. 무도가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했지만 쉽사리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다 대한민국에 와서 무도를 배우면서 의외의 상황과 마주쳤다. 무도를 운동의 하나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 놀란 것이다. 도장에 다니는 회원의 대다수가 기초 체력을 키우려는 아이들이었다. 멋진 시범을 보이려고 수련하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무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수련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무도 ‘스승’인 우리 관장님을 통해 배웠다. 이에 따르면 무도는 종교나 철학적인 의도에서 수련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술은 원래 자기 몸과 가족, 그리고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에서 출발했다. 그랬던 것이 수련을 통해 인격을 키우려는 방향으로 발달했다.

 무도를 닦다 보면 올바른 사용을 고민하게 된다. 육체적인 기술만 구사하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사회생활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도(道), 즉 도덕적인 길도 함께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도에는 본래 ‘좋다’ ‘나쁘다’의 개념이 없다. 다만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무도를 닦는 사람은 수많은 수련을 통해 삶에 대한 존경·겸손·인내심·노력·용기와 같은 덕목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가급적 도덕적인 삶을 살면서 자기가 키운 힘을 좋은 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무도는 하나의 교육제도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 더 커지고, 무도를 기초체력 단련을 넘어 우리가 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유익한 교육제도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매력적인 전통무술들을 계속 유지, 발전시키고 더 많은 사람이 무도 수련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으면 한다. 한국 무도에서 또 다른 한류의 가능성을 본다.

다니엘 린데만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