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이정재의 시시각각] 1% 금리 시대의 재택구 ②

이정재
논설위원
여러분 안녕들 하신가. 내 이름은 재택구. 직업이 뭐냐고? 1% 금리 시대의 재테크 전도사로 불러주면 고맙겠어. 오늘의 주제는 ‘시장을 사는 (엉뚱한) 방법’이야.

 그전에 1% 금리가 뭘 의미하는지 잠시 복기해 볼게. 72의 법칙이란 게 있어. 아인슈타인도 감탄했다는 마법의 법칙이야. 이자율에다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햇수를 곱하면 72가 된다는 거야. 이자가 연 12%라면 6년이면 원금이 두 배 된다는 얘기야. 그런데 1%라면? 약 70년이 걸려. 서른 살에 넣어둔 돈이 100살 돼야 두 배가 되는 거야.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써볼 틈도 없는 거지. 그냥 저축하는 정도로는 평생 재산을 두 배로 불리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해. 애초 72의 법칙은 ‘복리의 마술’을 찬양하는 데 쓰였지만, 1% 금리 시대엔 ‘저금리의 저주’ 전파용으로 용도 변경됐어.

 1% 금리 시대는 세상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어. 주변을 돌아봐. 몇 년 전까지 사람들은 투자에 대해 얘기하길 꺼렸어. 무슨 펀드며 자기가 산 주식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삼갔지. 2000년대 초반 펀드 광풍이 처참한 실패로 끝난 후유증이기도 해. 그런데 요즘엔 달라졌어. 금융 전문 채널에 다시 사람이 몰리고, 주식 방송은 인기 상한가야. ‘대박 비법’ ‘고수의 길’ ‘10억원 만들기’ 같은 책들이 다시 팔려. 각종 투자설명회는 문전성시지. 그야말로 앉으면 노후 걱정, 서면 투자 얘기야.

 사람 심리란 게 묘해. 투자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투자를 하지 않던 사람들도 흥미를 갖게 되고 마침내 투자의 길에 들어서지. 벌써 징조가 나타나고 있어. ‘개미들의 귀환’이 본격화하고 있어. 주식활동계좌 수는 지난달 2050만 개로 사상 최대야. 개인의 주식 거래 비중은 올 들어 50%를 넘어섰어. 2년6개월 만이야. 고객예탁금은 이달 들어 19조원을 돌파했어. 올 들어 다달이 1조원씩 늘어난 꼴이야.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달 17일 사상 최고(1239조원)를 찍고 계속 고공행진 중이야.

 이렇게 몰려든 ‘개미’들은 도대체 어떤 주식을 왜, 어떻게 살까. 미국의 한 증권사가 몇 년 전 156명의 고소득 투자자에게 물었어. 특정 주식을 사게 된 경위가 뭐냐고. “주변 사람이 그 주식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가 50% 이상이었어. 주식을 산 사람은 어떨까. 평균 20명의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산 주식에 대해 떠들고 다녔어. 산 사람은 떠들고, 들은 사람은 사고….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 투자의 세계에선 진리야.

 이만하면 답이 나온 셈이지. 맞아. 좋은 친구, 시장을 사는 방법 중 하나야. 최근 돈 번 주식은 바이오·제약주와 화장품 정도야. 대충 골라도 몇 달 새 50%의 수익을 낸 종목이 수두룩해. 국내뿐만이 아니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올해 가장 유망한 분야로 헬스케어를 꼽고 있어. 그럼 누가 이런 주식을 샀을까. 친구 잘 만난 사람이야. 화학·생물학 등 이공계 친구들이 많았다면 유리했을 거야. 반면 문과 나와서 인문계 친구들만 있었다면? 아무래도 기회가 적었을 거야. K자산운용사 사장은 “요즘은 이과 출신 친구들만 만나고 다닌다”고 우스개를 하더군.

 여기서 팁 하나. 친구뿐 아니라 ‘친구주’도 눈여겨봐야 해. 이틀 전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어. 5조9000억원. 시장 예상보다 많이 좋았지. 2분기 실적은 더 좋을 걸로 봐.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그날 되레 내렸어. 수혜주는 따로 있지. ㅇ, ㄴ, ㅍ사 등 삼성전자 협력업체들, 이른바 ‘친구주’야. 삼성전자보다 주가도 더 올랐고 전망도 더 좋아. 친구뿐 아냐. 적(敵)의 움직임도 중요해. 4년 전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날, 삼성전자 주가는 급등했어. 당시 80만원대이던 주가는 이후 150만원까지 수직 상승했지.

 뱀 다리 하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묻지마 따라하기’ 하라는 건 아냐. 그랬다간 쪽박 차기 십상이야. ‘듣고 묻고 공부하고 따라하기’는 늘 기본이야. 그런데 좋은 친구가 없다면 어떡하냐고? 물론 다른 선택을 해야지. 그건 다음 회에.

이정재 논설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