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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 된 로열더치셸·BG … 세계 1위 엑손모빌 제쳤다

상품시장의 ‘수퍼 사이클(대세 상승)’은 끝났다. 원유·광산 업계가 침체를 넘어 위기 조짐을 보인다. 월가 사람들이 부르는 ‘죽음의 골짜기’ 단계다. 이런 때 활발하게 이뤄지는 게 바로 인수합병(M&A)이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북미 셰일 에너지 기업들 사이 M&A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월가 사람들은 조만간 큰 건(Big Deal)’이 터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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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나 다를까. 톰슨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은 “원유 메이저인 로열더치셸(네덜란드)이 천연가스 메이저인 BG그룹(영국)을 M&A했다”고 8일(한국시간) 전했다. 인수가는 680억 달러(약 74조8000억원)다. 이 가격은 전날인 7일(현지시간) BG그룹의 주가(13.5달러)에 50% 웃돈(프리미엄)을 더해서 계산한 규모다. BBC는 “두 회사 결합은 올해 이뤄진 M&A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에너지 업계 기준으론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딜”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큰 협상도 꿈틀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광산 공룡 글렌코어(스위스)와 리오틴토(호주)의 결합 움직임이 다시 시작됐다”고 이날 전했다. 영국 M&A 규정상 한번 제안한 M&A가 거절 당하면 6개월간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 이달 7일로 냉각기간이 끝났다. 글렌코어는 리오틴토를 대상으로 2차 제안이나 적대적 M&A도 감행할 수 있게 됐다.

두 건 모두 업계 판도를 바꿀만한 빅딜이다. 세계 에너지 업계 1위(매출액 기준)는 미국 엑손모빌이다. 로열더치셸은 만년 2등이었다. 하지만 BG그룹을 품으면서 매출 7700억 달러(약 847조원)짜리 거대 에너지 공룡이 탄생했다. 엑손모빌(4963억 달러)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글렌코어는 ‘자원 슈퍼마켓’이 된다. 이미 석탄에서 다이아몬드까지 온갖 광산을 거느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트레이딩까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철광석과 석탄 개발회사인 리오틴토를 더할 요량이다. 원유와 천연가스를 뺀 거의 모든 원자재를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된다.

 로열더치셸 등의 몸집 불리기는‘위기는 M&A 어머니’란 말 그대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유 가격이 추락한 1990년대 말에 M&A 열풍이 불었다”며 “그 뜨거운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90년대 말 서방의 7대 석유메이저는 생존을 위한 짝짓기를 통해 3대 메이저로 줄어들었다. 바로 BP(영국석유)와 엑손모빌, 로열더치셸로 말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로열더치셸은 원유가 폭락뿐 아니라 북해 유전이 말라가고 있어 한계 상황이다. 앞으로 3년 동안 “구조조정을 단행해 비용 120억 달러 정도를 줄이겠다”고 했다. 또 BG그룹은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는 바람에 최근 90억 달러에 가까운 가스전 등을 폐쇄했다. 글렌코어와 리오틴토도 구리 값 등이 추락하는 바람에 순이익이 급감했다.

 그러나 로열디치셸과 글렌코어의 M&A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산업이 집중(독점)화 하면 거시적 차원의 부작용이 만만찮다. 로열더치셸은 앞으로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글렌코어는 호주 정부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톰슨로이터는 “호주 재무장관 조 호키가 ‘글렌코어-리오틴토 결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지난달 20일 내비쳤다”고 전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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