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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교청서 "한국과 가치공유" 표현 삭제했다

일본이 교과서 검정에 이어 국가의 외교방침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외교청서(외교백서에 해당)’에도 한국에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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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는 7일 각의 결정을 통해 확정한 2015년판 외교청서에서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술했다. 또 한국을 설명하는 부분(30쪽)에서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자유·민주주의·기본적 인권 등의 기본적 가치와 지역 평화 및 안정 확보 등의 이익을 공유한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한국이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란 표현은 그대로 유지했다.

 청서는 동맹국인 미국(70쪽)과 호주(61쪽)에 대해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묘사했다. 나아가 올해 청서에선 새롭게 인도(50쪽)에 대해 “민주주의, 법의 지배와 같은 보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나라”란 표현을 추가했다. ‘가치관 공유국’에서 한국을 빼고 인도를 넣은 셈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년여 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만든 외교·안보정책의 포괄적 기본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한국을 미국·호주·인도보다 아래 급으로 분류하려다 미국의 제지로 무산됐다고 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외교청서에서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의 공유란 표현을 뺀 것은 한국이 중국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식의 몰아세우기”라고 말했다.

 한편 독도에 대한 표기는 8년 연속 같은 표현이었다. 다만 이번 외교청서에서 눈에 띄는 건 위안부와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못 박고 나섰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성의를 갖고 노력해 왔다. 일본으로서 이(위안부) 문제를 포함, 일·한 간의 재산·청구권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이지만 전 위안부 할머니들의 현실적 구제를 도모하는 관점에서 ‘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하는 등~”으로 묘사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법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이 ‘법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표현으로 한층 강화됐다.

 마찬가지로 강제징용자 배상 문제도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이며~”를 “해결이 끝났으며”라고 단정했다. 이는 “위안부나 강제징용자 배상 문제에서 결코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내비친 것”(일본 총리관저 관계자)이라고 한다.

 외교청서는 또 산케이(産經)신문 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형사 기소를 새롭게 문제 삼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이렇듯 올해 외교청서에 드러난 일본의 ‘한국관(觀)’은 미미하지만 중대한, 애매하지만 교묘하고 의미심장한 변화를 보였다.

 일본 외무성은 또 대외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2006년 이후 9년 만에 외교청서 영어판(전문)을 만들어 배포키로 했다. 일본 정부가 영토 주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건 향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는 상황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한·중 정부는 즉시 반발했다. 정부는 6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교과서 도발을 항의한 데 이어 7일에도 가나스키 겐지(金杉憲治)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독도 영유권 주장 철회를 요구했다.

중국도 이날 외교청서 및 교과서 검정과 관련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기술 ▶난징(南京) 대학살 표현을 문제 삼으며 일본을 비판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난징 학살의 죄상은 역사와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으로 증거는 쇳덩이처럼 굳고 산더미처럼 많아(鐵證如山·철증여산) 부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도쿄·베이징=김현기·예영준 특파원, 서울=유지혜 기자 luckyman@joongang.co.kr

◆백서와 청서=‘외교청서’는 현재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각종 백서와는 달리 유일하게 ‘청서’란 명칭이 붙는다. 이는 1957년 외교청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을 때 참고로 했던 영국 의회 외교위원회 보고서의 표지가 청색이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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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