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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1211조원 …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만 643조

정부와 새누리당은 7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연말정산 보완책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왼쪽)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내는 돈보다 받아 가는 게 많은 공무원·군인연금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국가가 부담해야 할 부채가 사상 처음 600조원이 넘었다. 이를 포함한 전체 국가 부채도 1200조원을 처음 넘어 공무원·군인연금을 시급히 개혁하지 않으면 국가 재정에 심각한 주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빠듯한 나라 살림에 정부는 내년도 전체 부처의 보조사업 수를 10% 일괄 감축하는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를 열고 ‘201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등 미래에 지급해야 할 부채까지 포함한 재무제표상의 국가 채무는 지난해 말 1211조2000억원으로 전년의 1117조9000억원보다 93조3000억원 늘었다. 국민 1인당 2400여만원의 빚을 지는 셈이다.

 국가 채무가 이처럼 급하게 늘어난 건 공무원·군인연금을 위한 충당 부채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내는 돈보다 받는 게 많은 공무원·군인연금 지급 방식 때문에 국가 빚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일반 정부 부채에 30~40년 뒤에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연금 충당 부채를 포함한 재무제표상의 국가 채무를 2012년부터 산출하고 있다. 이 연금 충당 부채는 지난해 말 643조6000억원으로 전년(596조3000억원)보다 47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3.1%로 절반을 넘었다.

 연금 부채가 증가한 것은 공무원·군인 재직자가 126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9000명 늘었고 수급자 수도 48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 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 공무원·군인 보수 인상률이 1.7%에서 3.8%로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 실장은 “연금 적자 규모가 빨리 늘고 있어 다음 세대에 큰 짐이 될 수 있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빨리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고 있는 순수 국가 채무는 지난해 말 530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조7000억원 늘었다. 충당 부채를 뺀 국가 채무가 500조원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민 1인당 1052만원꼴이다.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실질적인 재정 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적자 폭이 2009년(43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인 2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순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잠재력까지 훼손하면서 복지 정책을 끌고 갈 수는 없다.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복지 지출을 줄이고 성장을 위한 지출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까지 재정 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충당 부채 제외)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28.7%에서 지난해 35.7%로 7%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48.8%에서 74.1%로 25.3%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복지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눈덩이 같은 연금과 복지 지출을 막지 못하면 국가 채무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복지 재정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부터 더욱 철저하게 재정 건전성과 국가 재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000여 개에 달하는 부처별 보조사업 수를 10% 감축하기로 했다. 보조사업은 보조금을 통해 민간이나 지자체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은 “각 부처가 스스로 보조사업 수가 너무 많다고 판단하면 다른 사업과 통합하고 사업 성과가 없으면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보조사업이 줄어들면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 집행도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예산 감축 정책이 경기 부양과 상충되기도 하지만 지금은 재정 건전성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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