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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미숙한 정부, 지도력 없는 노동계

김기찬
고용노동 선임기자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논의가 시작될 때 노·사·정 모두 반신반의했다. 관련자 상당수가 “노동계에 그런 결단력이 있을까” “정부도 미숙할 걸”이라고들 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논의시한을 넘긴 것도 모자라 회의가 공전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저성과자 해고기준 마련을 포함한 5대 수용불가 항목을 내놨다. 그리곤 회의에 안 나왔다. 이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다. 한 공익위원은 “실제론 노총 내부에서 정리가 안되고 있다”고 했다. 대표성의 문제가 아니라 김동만 위원장의 지도력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는 얘기다. 협상에 나서는 김 위원장은 전권을 위임 받지 못했다. 산하 조직 간부의 이해득실에 따라 흔들리는 형국이다. 일부 간부는 해외에 나가며 “내가 없을 때 타협하면 가만 안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논의가 제대로 되리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정부는 예상 못했을까.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막판에 가면 고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협상전략을 제대로 세웠어야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정부가 협상의 방해꾼이 돼 가고 있는 꼴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느닷없이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안전망 확충방안의 하나로 논의 중인 사안이다. 노동계가 명분으로 챙길 수 있는 항목이기도 하다. 이걸 미리 공표함으로써 협상의 패를 하나 폐기한 셈이 됐다. 저성과자 해고기준도 마찬가지다. 이미 판례로 기준이 정립돼 있다. 법에 명시할 사안도 아니다. 기껏해야 가이드라인을 내는 정도다. 가이드라인은 협상이 아니라 정부의 의지 문제다. 더욱이 해고문제는 노동계로선 민간한 사안이다. 이걸 협상테이블에 올린 것 자체가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미래세대를 위해 고용개혁은 필요하다”고 노·사·정이 공감하고 있다는 게 위안이다. 위안이 희망으로 바뀌길 기대하는 국민이 많다. 핸들을 독차지하려는 고집을 버리면 가능하지 않을까.



김기찬 고용노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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