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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주택가 골목으로 떠나는 갤러리 여행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옥 갤러리 ‘창성동 실험실’에서 방문객들이 갤러리를 만든 이기진 교수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갤러리가 골목길로 들어갔다. 골목길 특유의 온기와 만나 가족과 연인들이 간편한 옷차림으로 찾아갈 수 있는 도심 속 주택가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에선 신인 작가 작품은 물론 아기자기하고 진귀한 소장품도 감상할 수 있다. 주민들이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도 한다. 예술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작은 갤러리가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글=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한옥을 개조해 갤러리로 만든 `창성동 실험실`.
서울 종로구 창성동 골목길(자하문로 12길)에 들어서면 자그마한 한옥 한 채가 눈에 띈다. ‘창성동 실험실’이라는 문패와 노란색 대문, 연회색 담벼락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대학 교수가 운영하는 한옥 갤러리다. 옹기가 놓인 작은 뒤뜰, 창호지를 바른 창문과 방문, 대들보, 기와 등은 옛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즈넉한 집 안에는 미술작품과 로봇 형상의 도자기, 1970년대 라디오 같은 요즘 일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골동품들이 전시돼 있다.



서강대 물리학과 이기진 교수가 쓰러져 가는 한옥을 구입한 뒤 2년 전 수리해 예술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여느 고급스러운 외관의 갤러리와는 달리 이곳에선 이 교수 자신이 그린 그림과 신인 작가들의 첫 작품들이 주로 전시된다. 때론 설치작품과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자전거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스토리 전시장이 되기도 한다.



낡은 집이 갤러리로 변신



폐가가 될 뻔한 한옥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하자 가장 반기는 건 주민들이다. 주택가 한가운데 있다 보니 평일에는 운동하러 나온 노부부와 유모차를 끌고 가는 주부, 주말에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자주 온다. 인근에 사는 주부 이상희(38·주부)씨는 “주변에도 번듯한 외관을 자랑하는 갤러리가 많지만 왠지 부담스러워 방문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이곳은 어릴 적 살았던 집 같은 푸근함이 있고 아무 때나 편하게 둘러보고 갈 수 있어 따스함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작은 공간이지만 나를 돌아보고 주민과 소통하며 함께 열정적으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성동 실험실’ 같은 주택가 갤러리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낡은 한옥이나 일본식 주택을 구입해 개조하거나 양옥이나 다세대주택, 심지어 쪽방촌으로 사용하던 70년대 슬레이트 집을 임대해 전시 공간으로 꾸미는 등 형태도 다양하다. 작가들의 첫 작품을 홍보·판매하거나 주얼리·가구·세라믹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회도 열고, 젊은 작가들의 소품이나 디자인 제품을 소개하는 등 운영 방식도 개성이 넘친다. 운영자 가운데 대형 갤러리에서 활동한 큐레이터와 컬렉터, 작가들도 있지만 전공과 무관한 교수나 일반 주민도 있다.



운영비·관람료 부담 적어



골목길 갤러리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건물을 짓거나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자신이 직접 기획한 작품을 전시하며 운영할 수 있고 주민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가 작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통의동·부암동·창성동 일대에는 골목길 갤러리가 많다. 이곳은 영인문학관·서울미술관·환기미술관·가나아트센터 같은 미술관·박물관·갤러리가 모여 있고, 미술·음악·문학·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거주한다.



문화예술이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주택을 활용한 갤러리들이 골목 곳곳에 자리해 있다. 실제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도심에는 주택 사이사이에 작고 아담한 갤러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독일에선 문화예술 지원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어 젊은 예술가들이 주택가에서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권나경(맥인아트 대표) 큐레이터는 “문화예술이 발달한 도시를 가보면 골목길 갤러리들이 주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일반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공간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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