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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 왔다 눌러앉은 마을서 연간 매출 5억 기업 키워내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린 전북 정읍시 칠보면의 마을기업 ‘콩사랑’의 서현정 대표(오른쪽 첫째)와 직원들이 귀리 순을 손질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1일 오전 전북 정읍시 칠보면 축현리. 마을 정자 건너편의 마을기업 ‘콩사랑’ 작업장에 들어서자 달콤한 냄새가 풍겼다. 6명의 직원들이 한창 귀리를 볶고 압착해 오트밀을 만드는 중이었다. 한쪽에서는 파릇파릇한 귀리 순을 씻고 다듬는 손길이 분주했다.

 허정례(70·여)씨는 “10여 분 거리의 집에서 오전 8시30분 출근해 오후 5시30분까지 근무한다”며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일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매달 140만원씩 수입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콩사랑은 전국에서 주목 받는 스타 마을기업이다. 지난해 10월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마을기업 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경북 군위군의 화본마을과 함께 전국 1200여 개 마을기업 중 으뜸으로 뽑혔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콩사랑은 일자리 창출과 농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 다른 마을기업과의 협업 체제 등에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콩사랑은 정읍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이를 활용한 가공품에 ‘온맘으로’라는 브랜드를 붙여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직원 10여 명이 지난해 5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7억원을 바라본다.

 콩사랑은 주부 서현정(45)씨가 2012년 창업했다. 그는 대학 4학년 때 축현리로 농촌 봉사활동을 왔다가 남편(49)을 만나 아예 눌러앉았다.

 “처음엔 아들·딸에게 우리 땅에서 나는 토종 먹거리를 주고 싶어 시작했어요. 온갖 조미료와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치킨이나 피자·햄버거 대신 전통 방식으로 두부와 과자·현미빵 등을 직접 만들었죠. 다른 부모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에 동네 안팎의 주민들과 손잡고 회사를 차렸지요.”

 지역 특산물인 귀리는 콩사랑이 내세우는 대표 상품이다. 귀리는 섬유질·단백질·미네랄 등이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에 효험이 있어 뉴욕타임스가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읍은 귀리의 북방 한계선으로 전국 생산량의 75%가 이곳에서 난다. 콩사랑은 옹동·소성면에서 귀리를 구입해 미숫가루·오트밀을 만든다. 새싹 귀리순 엿기름으로 식혜·조청도 생산한다. 전체 매출 중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서씨는 “콩사랑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다품종 전략 덕분”이라고 밝힌다. 집에서 밥상을 차릴 때 필요한 모든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현재 귀리를 비롯해 두부·떡 등 150개 품목을 자체 생산하고, 장류와 쌈채소·유정란 등 100개 품목을 외부에서 공급 받는다. 이를 위해 주변의 마을기업 10여 곳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세심하다. 꿀떡의 경우 먹기 쉽고 보관이 편하도록 5개씩 소포장을 한다. 수요일엔 15% 할인 이벤트를 펼친다.

 계절마다 대표 상품을 앞세운 마케팅도 적중했다. 봄철엔 싱싱한 쑥떡을 즐길수 있도록 어린 햇쑥을 채취해 찹쌀가루와 함께 내놓는다. 여름엔 팥빙수 재료, 대보름엔 나물·오곡밥을 판매한다. 10월에 수확한 햇콩으로 만든 두부는 대기자가 1주일 이상 줄을 서는 히트 상품이다.

 농촌의 마을기업이지만 젊은 세대를 겨냥해 페이스북·블로그 등 SNS 홍보도 게을리 않는다. 5000여 명 회원 중 절반은 30~40대 엄마들이다.

 서 대표는 “앞으로 교육센터를 만들어 농촌 주민들에게 제품 홍보와 인터넷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며 “마을기업의 미래를 위해 청년 인턴제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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