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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정부의 복지 구조조정, 현장에 답 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에스더
사회부문 기자
경기도 이천시 조모(72) 할머니는 지적장애 2급인 손자(17)와 단둘이 산다. 기초연금 20만원 외에 소득은 없다.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탓이다. 호적상 아들딸이 있다지만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조 할머니처럼 서민층과 극빈층 사이에 낀 빈곤층만 185만 명이다. 정부가 부정 수급자를 적발한다는 이유로 수급 기준을 강화하거나 엄격하게 적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이 우리 사회 구석 어디선가 다시 벌어질지도 모른다.

 기자가 이런 걱정을 하게 된 건 엊그제 정부의 대대적인 복지 구조조정 발표를 접하고서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취임 이후 첫 번째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복지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복지 혜택 부정 수급자를 걸러내고 중복되거나 유사한 사업을 통합해 올 한 해 동안 3조원을 아끼겠다는 것이다. 국민 세금을 아끼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복지 예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복지의 효율과 내실을 기하자는 정부의 취지는 박수 받을 만하다.

 그런데 복지 담당 공무원과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부가 원칙과 기준만 내세우고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두르기만 해서는 역효과만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복지 담당 공무원 A씨는 “송파 세 모녀가 저한테 찾아왔어도 도와드릴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을 거예요. 안타깝지만 기준이 그렇거든요. 부정 수급자를 찾아내는 데 집중해 지출을 줄이겠다니 앞으로는 더 심해지겠죠”라고 말했다. 정부가 줄여야 할 목표치를 정해놓고 지방자치단체마다 할당하며 이를 채우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벌써 우려했다. 사회복지사들도 “부정 수급자 적발 실적을 채우려 골몰하게 되면 송파 세 모녀 같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고통을 돕는 일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얘기는 부정 수급자를 걸러내는 일에 급급해 이웃의 비극을 돌아보지 못하는 우는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귀결됐다.

 결국 정부가 시행하려는 복지 구조조정이 성공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품으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 있는 복지 담당 공무원에게 재량권을 늘려주는 등 사각지대 빈곤층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더불어 지방정부 등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자세도 보여줬으면 한다. 목표치 가운데 1조3000억원은 지자체장과 지방교육감의 협조 없이는 손댈 수 없는 부분이다. 정부가 중복·과잉복지 사례로 지적한 전남 영광군(장수수당 지급)의 관계자는 “빈곤층 노인 인구가 유독 많은 군의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고 줄이라고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장을 누벼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야 한다.

이에스더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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