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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선 뚫나


코스피가 3년간 지속된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을까. 지난달 24일 코스피는 2041.37을 찍으며 6개월 만에 처음으로 2040선을 넘어섰다. 연초 이후 114.9포인트(5.9%)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27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고,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며 국내 증시에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관심은 이제 4월에 2050선을 돌파할지에 쏠린다. 2050은 지난 2011년 이후 꽉 닫혀있는 코스피 박스권의 상단이다. 전문가의 시각은 두갈래로 확연히 나뉜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낙관론과 ‘다시 박스권’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는 비관론이다. 낙관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는 세계에서 풀린 자금이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예상보다 긍정적인 1분기 기업의 실적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지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정보기술(IT)·유틸리티 중심으로 1분기 기업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돼 지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럽의 본격적인 양적완화 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으로 세계의 풍부한 자금이 한국 증시에 몰릴 것”이라며 “4월에도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 연구원은 “4월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1분기 실적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4% 늘어날 것”으로 봤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일 ‘98%’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박스권을 돌파하기엔 2% 부족한 시장이란 의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가에선 최근 1분기 기업 실적을 상당히 낙관하고 있다”며 “그러나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시장의 기대만큼 좋은 성적표를 받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봤다. 그는 “6월께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2분기 중반부터 3분기 사이에 코스피는 조정 받을 것”이며 “수퍼 달러는 한국 뿐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유동성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외국인 매수 강도는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해 5월 이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세계 이슈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 A시장의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인덱스(MSCI) 신흥국 지수 편입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A시장의 규모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6.3배(7762조원)에 이른다. 중국 본토 A시장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국내 증시에 투자된 돈이 중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뚫을려면 외국인 수급보다 2009년 이후 주식시장을 떠난 가계자금이 돌아와야 한다”며 “이는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진정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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