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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에게 듣는다⑤ 오준 유엔대사 "남북관계 진전땐 반총장 방북 가능"

오준 주유엔대표부 대사가 2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오준 주유엔대사는 2일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등 상황이 허용한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오 대사는 “북한이 도발을 중지하고, 한국과도 대화하고, 북한 인권보고관도 초청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총장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여지가 좀 더 많다고 본다”며 이처럼 말했다.

오 대사는 “반 총장이 남은 임기 중에 한반도 문제,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트로스갈리 총장의 방북 이후엔 20여년 동안 북한을 방문한 유엔 사무총장이 없었다. 모든 유엔 사무총장에게 한반도 문제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데, 반 총장은 특히 대한민국 출신이니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가 유엔 내외에 있다”고 했다.

반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오 대사는 “내년 말까지 임기는 당연히 끝마치시는 것이고, 제가 가까이서 보고 들은 것에 의하면 국내 언론보도에서 나오는 것 같은 정치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으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총장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반 총장과 유엔대표부의 생각”이라며 “총장 이후의 미래를 보고 여러 주도적 노력, 이니셔티브를 취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사는 지난해 유엔총회의 대북 인권 결의안 처리 과정에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데 대해 “과거에는 북한이 유엔에서의 인권 논의를 무시했는데, 이제 북한도 설명하고 변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인권문제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론함으로써 부끄럽게 만든다(naming and shaming)고 하는데,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반인도범죄로 규정하고 유엔에서 이를 토의하는 것 자체가 국제적 압박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최근 반응이 그것을 방증한다”고 했다. “체제 변화가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 대사는 일본의 유엔 활동과 관련해서는 “과거사에 대해 문제 있는 발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유엔 연설에 일부 반영돼 있긴 하지만,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자기 입장을 밝히는 계기로 유엔을 활용하지는 않는다”면서 “유엔은 인권, 여성 문제가 주된 관심사로 다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는 오늘의 일본이 그런 문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변명하는 장으로 활용하지 과거사를 왜곡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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