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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 같은 일이'…OK저축은행 삼성화재 꺾고 창단 첫 우승

 
"오늘 만우절인데...우리가 이기면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 되겠네요."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은 1일 삼성화재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열리기 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거짓말 같은 일이 진짜 일어났다. 창단 2년차 막내구단 OK저축은행이 7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지킨 삼성화재를 꺾은 것이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1(25-19, 25-19, 11-25, 25-23)로 물리치고 3연승으로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OK저축은행은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만 허용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홈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기적을 일으키자'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진짜 기적을 일으켰다. 무릎이 온전치 않은 시몬(28)은 21점을 올리는 투혼을 발휘했고, 레프트 송명근(22·20점)도 제 몫 이상을 했다.

1세트부터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자신감에 차있었다. 6-6 동점에서 송명근의 연속 서브 득점과 시몬의 블로킹이 이어지며 18-9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1세트를 25-19로 마친 OK저축은행은 2세트에서 삼성화재의 잇단 범실과 시몬-송명근의 좌우 쌍포가 터지며 손쉽게 승리했다. 그러나 우승이 눈 앞에 다가오자 OK저축은행 선수들은 긴장한 듯 힘을 쓰지 못했다. 3세트는 삼성화재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25-11로 가져왔다. 4세트에서는 접전이 이어졌다. 22-22로 맞선 상황에서 시몬의 속공이 네트에 그대로 꽂히며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24-23에서 레오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OK저축은행의 우승이 결정됐다.

삼성화재는 경기 전 신치용(60) 감독의 걱정 대로 경기 감각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다. 레오(25)는 3차전에서 44점을 올렸지만, 챔프전 내내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군입대한 라이트 박철우(30)의 공백도 뼈아팠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세계 정상급 선수인 시몬을 영입하고, 파격적인 승리수당을 책정했다. 감독 경력이 일천했던 김세진 감독은 이민규·송명근·송희채 등 젊은 선수들을 친형처럼 다독이며 강한 팀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17년 동안 스승으로 모셨던 신치용 감독과의 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패기로 뭉친 선수들은 노련한 삼성화재 앞에서 당당했다. 그리고 마침내 축포가 터졌다.

안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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