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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연락 끊겼다" 허위 신고 70대, 생계·의료비 혜택 10개

충청남도 A어린이집 원장 김모씨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진 황모씨를 보육교사로 채용한 것처럼 허위 등록했다. 황씨는 이 어린이집에 한 번도 출근하지 않았다. 김씨는 2년3개월간 황씨 몫으로 나온 월급 등 4400만원을 챙겼다.

 1남2녀의 자녀를 둔 70대 여성 이모(충남 아산시)씨는 “자녀들과 오래전 관계가 끊긴 상태”라고 주장해 2013년에 기초수급자가 됐다. 덕분에 1년여간 생계비·의료비를 비롯한 10여 가지의 복지 혜택을 누렸다. 그런데 이씨는 아들·딸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생활비 지원을 받고 있었다. 자녀에게 부양능력이 있는데도 관계가 단절됐다고 하면 기초수급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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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서울청사에서 1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충남도 송석두 부지사는 이 같은 복지 부정 사례를 공개했다. 충남만 그런 게 아니다. 전국 복지 현장에서 새는 돈이 얼마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정부가 ‘복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상자들의 일탈 행위 못지않게 ‘누수’를 방지할 시스템의 부재도 문제다. 충남 태안군에선 한 노인이 숨진 뒤 아들이 사망신고를 늦게 하는 바람에 11개월 동안 사망자 앞으로 기초연금이 나갔다. 화장을 할 경우 화장장을 통해 즉시 사망자를 파악할 수 있지만 매장은 그렇지가 않다.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에 쓰는 복지비용이 증가하면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 면허증을 빌려 병원을 운영하며 재정을 축내는 ‘사무장 병원’도 기승을 부린다.

  중복 정책도 속출했다. 2013년 중앙 정부부처끼리 겹치는 72개 정책을 조정했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저소득층 주택수리사업은 국토부·복지부·환경부 등 3개 부처가 4개의 비슷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중복도 심각하다. 전남 영광군의 87세 이상 노인은 매달 장수수당 1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7월 기초연금을 시행했는데도 영광군은 금액을 두 배로 올렸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소득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파악된 정보조차 전부 서로 연계가 되지 않으니 허위 신고를 하거나 재산·소득을 은닉해도 걸러내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1년부터 소득·재산·복지혜택 이력 등을 연계하는 복지정보망(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재정 누수를 잡는 데는 역부족이다. 1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도 한계가 지적됐다. 충남도의 경우 공무원 39명이 어린이집 2053개를 담당하고 있어 내부 제보가 없으면 부정행위를 잡아내기 힘들다. 복지혜택 신청자의 6개월치 통장의 평균 잔액만 조회할 수 있는 점, 시·군·구와 주민센터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대책을 마련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담는 정보를 59종에서 62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복지 대상자 자녀 취업 여부를 10월부터 매달 확인하고 지자체 확인조사 주기를 단축한다. 또 국고보조금 운영 평가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시장·군수나 교육감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데 이들이 따라 줄지 불투명하다. 서울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연 2회 장수수당 을 지급하다 기초연금이 생기면서 90·100세 때만 일시 축하금으로 축소했더니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부원장은 “재정 효율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3조원 목표를 달성하려고 기준을 칼같이 적용하면 자칫 복지 사각지대가 넓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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