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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철' 9호선 … 서울시 "출근시간엔 급행 폐지 검토"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 이후 첫 출근길이 시작된 지난달 30일 염창역. 승강장 분위기는 급행·일반 등 열차 종류에 따라 갈렸다. 오전 7시14분. 일반열차가 멈춰 섰으나 승강장을 가득 메운 줄은 좀체 줄어들지 않았다. 열차 한 량에 승객 2~3명 정도가 승차할 뿐이었다. 4분이 지난 18분.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만든 긴 줄로 승강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9분. 열차 도착과 함께 객차에 몸을 끼워 넣기 위한 ‘푸시 전쟁’이 벌어졌다. 곳곳에서 “악” 소리가 들렸다. 승객 이진성(52)씨는 “출근길에 급행을 이용하면 시간을 꽤 절약할 수 있다”며 “급행 도착 시간이 되면 승강장이 꽉 차 몸을 돌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5호선 등 지하철 역사에서 “9호선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시가 출근 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를 폐지하고 일반열차로 돌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급행열차에 승객이 몰리면서 안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검토하는 고육지책이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1일 “승객들이 급행열차에 몰려 혼잡도가 증가하고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열차가 증차되는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급행을 폐지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가 검토하는 급행열차 폐지 시간대는 오전 7~9시 출근 시간대다.

 2009년 개통한 9호선은 1~8호선과 달리 급행열차를 운행해 왔다. 전체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와 달리 급행열차는 김포공항·당산·여의도·노량진·고속터미널 등 인구 밀집지역에만 정차한다. 김포공항에서 고속터미널까지 일반열차를 이용할 경우 57분(21개역) 걸리지만 급행열차로는 28분(7개역)으로 소요 시간이 줄어든다. 서울시는 9호선 개통 당시 “김포공항에서 30분이면 강남에 진입할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급행열차에 대한 승객 쏠림현상은 객관적인 수치로 검증됐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일반역과 비교해 급행역의 승차인원이 2.7배 많다. 자연히 급행열차의 혼잡도가 일반열차보다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 혼잡도 상위 10개 구간 중 4개 구간이 출근 시간대 지하철 9호선 급행 구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염창→당산 급행 구간은 혼잡도가 237%(수송 가능 인원의 2.37배)로 1위를 차지했다. 승객들이 호흡곤란을 느끼는 225%를 초과한 것이다. <그래픽 참조>

 서울시가 급행열차를 당분간 폐지키로 결정하더라도 시행까진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신호기 체계 보완과 시험운전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다. 지난해 상왕십리 열차 추돌사고 이후 신호기를 비롯한 안전점검 사항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립대 이승재(교통공학과) 교수는 “급행을 없애는 건 9호선의 가장 큰 장점을 버리는 것”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시민 설득작업도 시가 넘어야 할 산이다. 김포공항에서 신논현으로 출퇴근하는 황은희(34·여)씨는 “일반열차를 이용하면 20분이 더 걸리는데 찬성할 시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김지은(인하대 건축학) 인턴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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