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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런민비' 금리자율화 승부수 던졌다

14년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저우샤오촨(周小川·사진)은 ‘미스터 런민비(人民幣)’라 불린다. 런민비는 위안화의 다른 이름이다. 총재 취임 당시인 2002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 경제의 비중과 영향력이 커진 요즘, 저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뉴스 거리다. 지난주 보아오 포럼에서 “중국도 디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며 양적 완화를 시사한 그의 발언에 따라 위안화 환율과 뉴욕 증시 지수가 즉각 반응한 게 좋은 예다.

 저우는 재임 동안 각종 개혁 조치들을 통해 중국의 금융을 국제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급격한 개혁에 따른 충격과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해 왔기에 저우에겐 아직 완성하지 못한 숙원이 몇 가지 남아 있다. 그 중 하나가 금리 자율화다. 정부 손아귀 아래 있는 중국의 은행을 시장 원리에 맞게 자유화하는 조치다. 이 숙원이 곧 실현될 단계에 접어들었다.

 1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5월부터 예금보험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로 계좌당 최고 50만 위안(약9000만원)까지 보호하는 내용으로 입법 예고까지 마쳤다. 중국은 주요 경제국 중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였다. 도입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한 지 22년만에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금리 자유화의 전제조건이다. 법적 보호 장치를 만든 다음에 금리 제한을 철폐하고 경쟁을 촉발하는 것이다. 저우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시장 여건이 성숙했다. 최후의 일보를 내디딜 것”이라고 한 것은 이런 수순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금리가 자유화되면 은행간 경쟁이 촉발돼 예금 금리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은행들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 발생하는 리스크는 은행이 떠안아야 한다. 지금까지 도산 위험이 없는 국유기업에 정부가 정해 주는 대로 돈을 빌려 주는 것으로 영업해 왔던 것에 비하면 자본 배분이 시장 원리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 저우는 “올해 안에 금리 상한선이 없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보이긴 했지만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금리 자유화는 시기상조라며 제동을 거는 보수파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발언이다.

 저우는 올해 67세로 중국 관료의 통상적인 정년(65)을 지났다. 이 때문에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직후인 2013년 봄 현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그에게 정년 적용을 받지 않는 ‘국가급 직위’인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직을 맡김으로써 인민은행장 자리를 지키게 했다. 하던 일을 마저 이루고 떠나라는 메시지로 읽히는 인사였다. 장기간 인민은행을 이끌어 온 저우의 마지막 승부수가 던져졌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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