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오바마, 이란핵 협상에 온 힘 쏟아 … 북한은 안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이란 핵 협상 잠정 마감 시한인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스위스에서 미국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존 케리 국무장관 등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플리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올인하고 있는 이란 핵 협상이 북핵 협상에는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 핵 협상을 둘러싼 미국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오바마 정부가 북한 핵으로 관심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는 우려다. 스위스 로잔에서 진행된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마감 시한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을 넘기며 1일에도 막판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당초 마감 시한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정했던 날짜였지만 미국이 협상 결과를 내놓기 위해 스스로 시한을 넘겼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이란 핵 협상 결과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며 북핵을 놓고도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확산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북핵 협상을 재개할 여건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란과 북한은 그간 반미 노선과 핵 개발로 ‘쌍둥이’ 행보를 이어왔다. 두 나라를 상대하는 핵 협상도 닮은 꼴이다. 북핵이 6자회담이면 이란 핵은 7자회담으로 진행됐다. 이란·북한 모두 협상 과정에서 즉각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던 것도 판박이다. 하지만 이런 닮은 꼴이 이란 핵 협상에 반대하는 근거가 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으로 시선을 돌릴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오바마 정부는 향후 이란 핵 협상 결과를 놓고 의회를 설득하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할 여력이 없다”며 “이란 핵 협상이 북핵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리라 기대한다면 이는 미국 국내 정치를 모르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만들어 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도 “이란과 핵 협상이 타결돼도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새 협상에 나서기 어렵다”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로부터 협상 결과를 방어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은 그간 “북한 꼴 난다”로 오바마 정부를 압박해 왔다. 대선주자인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월 “이란을 놓고 1990년대 북한과 했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당시 대북 협상에서 실패했던 웬디 셔먼(국무부 정무차관)을 이란 협상에 불러들였다”고 공격했다. 이때문에 이란 핵 협상 타결은 오히려 의회 내 강경파들을 자극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유연성을 떨어뜨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이란과 다르다”며 이란과의 협상을 밀어붙인 오바마 행정부의 논리도 향후 북핵 대화에는 악재다. 비핵화 합의를 깨고 세 차례나 핵 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선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 않은 이란에 비해 더 엄격한 협상 기준을 내세워야 대화를 시작할 명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런 난제를 뚫고 북핵 협상이 재개돼도 이란발 원심분리기가 암초가 될 수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란이 6000여 개의 원심분리기 보유를 인정받으면 북한은 향후 대북 협상에서 이란 전례를 들어 미국에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다”며 “이게 최대 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고농축우라늄을 분리해 낼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1만8000여 대 갖고 있는데 미국 등은 민수용·연구용 우라늄 분리를 조건으로 이중 6000개 가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