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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재 심판으로 김영란법 완결성 갖추기 바란다

하나의 법이 만들어지고 시행되기 위해서는 입법의 목적 못지않게 절차와 내용의 정당성도 중요하다. 법은 상식적이고 건전한 판단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때 생명력을 갖는다. 사법정의의 실현이라는 공감대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법의 수용자인 국민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 속에 법 집행에 동의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가 의결하고 대통령이 공포한 속칭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은 시작부터 위헌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만들기’라는 입법 취지와는 달리 국회가 졸속·과잉 입법을 했다는 비판 속에 국론도 분열됐다.

 이런 와중에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에 대한 대한변협의 헌법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넘겨 심사키로 한 것은 입법 과정의 흠결을 찾아내고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사건의 심판기간은 접수일로부터 180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이보다 더 길어질 때도 많다. 헌재에 접수된 사건 중 30%가량은 이 기간 내 처리되지만 50%는 접수 1년 안에 결정 난다고 한다. 김영란법의 시행일이 내년 9월인 점을 감안할 때 헌재가 심리할 시간은 충분하다. 헌재는 이번 기회에 변론기일을 열어 당사자들의 법적 논리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변론을 통해 국민의 의견이 직·간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고 헌법적 가치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모든 국민이 행복할 권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차별 없이 균등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힘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금품을 받고, 끼리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행태는 척결돼야 할 적폐(積弊)이고 구악(舊惡)이다. 김영란법 같은 충격적 요법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위헌 논란을 촉발시킨 법률까지 무조건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헌재는 김영란법이 법으로서의 완결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꼼꼼히 살피고 지적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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