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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시 한 줄]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두 길을 다 갈 수 없는 것을 어찌하랴.



 몸이 하나인 것을.



 (…)



 언젠가 훗날 훗날에 어디선가 나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 ‘가지 않은 길’ 중에서



선택으로 이어진 인생사

마음의 중심 좇은 학자의 삶




학자의 삶은 진입이 어렵지만 평탄한 것처럼 보인다. 높은 지위, 괜찮은 급여, 안정된 직장 등…. 그러나 회고해보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위험도 있었고 유혹도 적지 않았다. 상아탑의 지식인이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 정치를 할 생각은 더욱 없었다. 강단을 지키면서 현실과 대결하는 지식인이 되고 싶었다. 진보와 보수의 팽팽한 경계선을 따라 나름의 중심을 잡고 윤집궐중(允執厥中·진실로 중심을 잡아라)의 곡예를 하는 길이었다.



 경험해보니,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양쪽 진영의 비난을 감수하는 길이었다. 사람들이 걷기를 피하는 길. 부족하지만 그 길을 걸어온 것을 다행으로 느낀다. 그렇지만 다른 길을 걸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한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선택은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고 그런 선택성, 유한성은 한 개인은 물론 사회와 정치의 숙명이기도 하다. 문득 내가 가지 않은 길로 갔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노스탈지에 젖게 만드는 시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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