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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스포츠 이야기] 박태환,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 말라

김종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콘텐트 본부장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홈구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 정문에는 명포수 조니 벤치의 동상이 있다. 오하이오강을 굽어보는 아름다운 야구장의 영원한 수호신처럼 느껴졌다. 2월 중순 찬바람이 불던 날, 미국 중부 도시 신시내티에서 열린 ‘전미스포츠포럼(NSF)’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레즈 구단을 찾았다. 콘텐트 마케팅 같은 토론도 알찼지만 구장 입구에 세워진 역사관도 인상적이었다. 1881년 창단 이후부터 100년 넘게 신시내티를 지켜온 레즈의 역사관은 수많은 스타와 스토리로 채워져 있었다. 유서 깊은 공간의 정면에 ‘안타왕’ 피트 로즈(74)의 사진과 14번이 선명한 그의 저지가 걸려 있었다. 2개 층에 걸친 역사관 한쪽 벽에는 붉은색 바탕에 야구공 4256개가 장식돼 있었다. 4256은 그가 보유한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최다안타를 상징한다. 대기록 못지않게 현역 때 ‘찰리 허슬’로 불린 그의 열정적인 플레이는 시간이 흘러도 신시내티 지역 팬들과 레즈의 역사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느끼게 해 줬다.

 그렇지만 그는 야구사에 불명예를 안긴 인물이기도 하다. 레즈 감독 시절 자기 팀 경기에 돈을 건 사실이 발각돼 1989년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제명됐고 명예의 전당에 들 수 있는 자격도 박탈당했다. 쫓겨난 지 26년째인 그는 최근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게 사면을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야구팬과 미디어의 여론이 엇갈린다. 베팅은 룰을 어긴 것이지만 승부를 조작한 증거가 없고 오랜 시간 징계를 받은 만큼 용서하자는 동정론이 있다. 미 프로농구(NBA) 등이 스포츠 베팅을 공식 도입하려는 움직임 등과도 맞물리는 것 같다. 냉정한 평가도 만만찮다. 규칙 위반에 더해 거짓말과 변명으로 대응한 로즈의 행동이 스포츠정신을 훼손했기에 용서 못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도박행위가 적발됐을 때 인정하지 않다가 2004년 자서전에서 시인했다. “잘못했다고 적은 사인공을 50달러에 파는 게 진정한 사과인가”라는 비아냥도 있다.

 최근 수영선수 박태환이 금지약물 복용혐의와 관련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솔직한 사과나 반성이 있었다면 이토록 여론이 나쁠까 싶다. “잘못을 솔직하게 직시하라”는 조언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말이 아니라도 인간관계의 기본에 속한다. 팬들 앞에서 인정하는 것은 분명 용기가 필요하다. 변호사 뒤에 숨는 것은 재판장에서나 통한다.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어느 책의 한 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김종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콘텐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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