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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비용 360만원 남기고 스스로 목숨 끊은 노인들

70대 노인들이 “장례비용을 남기니 양지바른곳에 묻어 달라”는 메모와 함께 목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26일 오후 5시30분쯤 부산시 수영구 박모(76)씨의 주택에서 박씨와 이모(74ㆍ여)씨가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사회복지사 이모(37)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의 주머니에서는 현금 360만원과 함께 “정말 미안하다. 장례비용은 내 몸 속에 있다. 화장해서 양지바른 곳에 묻어 달라”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이씨는 10년 전부터 동거했다. 2층짜리 주택 중 1층 일부(20㎡)를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5만원에 빌려 살고 있었다. 박씨와 이씨는 건강이 좋지 못했다. 박씨는 5년 전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은데 이어 최근 뇌에서 종양이 발견돼 오는 31일 아들과 함께 병원에 갈 예정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2월 위암수술을 받았고, 최근에는 고관절 수술도 받아 치료 중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된 이들은 각각 매달 40여만의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법적 혼인관계가 아닌 덕에 2명 모두 각각 기초수급자로 인정돼 다른 2인 가구보다 많은 생활비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과 사회복지사의 설명이다. 사회복지사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쓰레기 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 찾아가보니 숨져 있었다”며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을 앓던 노인들이 처지를 비관해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숨진 이들이 우울증이 있었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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