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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막으려면 '고정요율'이 최선

이해광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부동산중개보수(수수료)는 소비자와 공인중개사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업계는 최저수준의 요율에서 다시 협의하는 방식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며, 요율은 반드시 고정화하여 소비자와의 갈등과 분쟁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시의회는 주택 중개보수의‘상한요율(협의요율)’과‘고정요율’로 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달 5일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가 국토교통부 권고안인 ‘고정요율’로 수정하는 내용의 주택 중개보수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서울시, 세종시, 전라북도, 충청북도 등이 시ㆍ도의회 논의 과정에서 좀 더 의견수렴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심의보류 및 자체적인 간담회와 공청회 등을 개최해 금번 주택 중개보수 개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중개보수에 대한 논의는 너무나 단편적이었다. 정부 역시 업계와 충분한 협의도 하지 않은 채 중개보수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지자체에 떠넘겼다. 대략 서울의 9~10%, 경기도 5% 가량의 극소수 부자들에게만 중개보수 인하의 혜택을 줬음에도 모든 국민들이 반값인하의 대상인양 여론을 호도했다. 더욱이 중개보수가 인하되면 부동산거래가 활성화된다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도 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고정요율’과 관련하여 소비자단체 등에서는“소비자의 가격 협상권을 뺏는 것”이라며 반대한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와 달리 달리 소비자들도 공인중개사와의 분쟁 해소를 위해 ‘고정요율’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소비자원 등의 여론조사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2012년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고가주택 및 주택이외 중개수수료의‘협의요율’을‘고정요율’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63.9%가 찬성했다. 실제 주택 매매를 경험한 소비자의 경우 찬성의견이 70.2%로 더 많았다. 2013년 경기개발연구원의 자료에서도 구간별 정률 수수료에 대해 응답자의 66.4%가 찬성했다.‘고정요율’ 도입을 찬성 한데는‘요율 협의에 따른 분쟁 방지’가 주된 이유였다. 2015년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여론조사기관인 (주)리서치DNA를 통해 조사한 자료 역시 77.4%가 고정요율을 선호했다.



‘고정요율’에 대한 또 다른 논쟁은 소비자부담이 늘고 가격담합의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행 부동산중개수수료 요율표에는 매매 6억원, 임대차 3억원 미만 구간별 한도액이 설정되어 있어 ‘고정요율’로 전환한다고 하여도 중개보수 인상효과는 없다.



2000년 중개수수료 요율구간을 9단계에서 4단계로 개편할 당시 연구용역기관이었던 국토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실제 적용되는 요율을 적용하여 개편안을 마련했다는 것은 이미 요율이 관행적으로 고정화되어 있음을 반증한다.





‘상한요율’을 고집할 경우 구간별로 정해진 요율을 초과해서 받아서는 안 된다는 개념보다 소비자들은 상한을 곧 협의, 협상 문구로 인식하여 임의로 낮은 금액을 주려하여 분쟁을 더욱 촉발시킬 것이다.‘고정요율’은 최소한의 분쟁 예방을 위한 기준으로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2000년 4만5000여명에 달했던 개업공인중개사는 이제 8만500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공인중개사도 34만명 이상 배출되었다. 그야말로 부동산중개업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공급과잉 시장이다. 가격담합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이다. 이 때문에 일부 중개사무소에서는 중개보수를 할인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서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부동산중개업계만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고정요율’이 가격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은 기우(杞憂)이다. 소비자와 공인중개사와의 중개보수를 둘러싼 분쟁방지 및 중개서비스 품질에 대한 자유로운 경쟁유도 등 긍정적인 효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정요율’은 원활한 부동산거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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