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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회의 반란 … "차한성 개업신고서 반려 못 하겠다"

하창우 변협회장(左), 김한규 서울변회장(右)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에서 반려한 차한성(61·사법연수원 7기) 전 대법관의 개업신고서를 다시 대한변협으로 돌려보냈다. 두 단체가 “전직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반대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서도 대응 방법에선 현저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에선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변회는 26일 “현행 법에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차 전 대법관에게) 개업신고서를 반려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변협은 “차 전 대법관에게 반려하라”며 개업신고서를 서울변회에 보냈다.

 이날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전관예우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엔 적극 공감하지만 반려 요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란이 있었다”며 “다음에 유사한 사례가 나와도 개업신고서를 반려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변회가 등록을 마친 변호사의 개업 신고를 반려하는 경우는 ▶기재 사항의 흠결 ▶첨부서류 미비 ▶보완 요청 불응 등 제한적이란 것이다. 서울변회 측은 “차 전 대법관의 신고서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26일 치러진 서울변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김 회장은 가천대 법대를 나오고 사법시험 도전 12번 만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선거 당시 사법시험 존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그는 ‘밑바닥 변호사론’을 펼쳐 온 하창우 대한변협 회장과 ‘환상의 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다 이번 개업신고서 반려 문제로 균열이 생긴 셈이다.

 변협은 서울변회에서 돌아온 개업신고서 처리에 난감한 표정이다. 결국 변협은 “직접 차 전 대법관에게 반려신고서를 전달하겠다”며 신고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하 회장은 취임 직후 전관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전선을 확대해왔다.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도장 값은 3000만원”이라고 말한 데 이어 공약이었던 전관예우 비리신고 센터도 조만간 개설할 예정이다. 송권일 변호사는 “상고이유서 등에 전직 대법관 이름이 들어가면 법원 내부에서 보는 눈이 달라지는 측면이 분명히 있고, 의뢰인들의 의식도 왜곡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창우식 전관예우 대응’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작지 않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관예우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합리적인 합의 과정을 거쳐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차 전 대법관 한 사람의 신고서를 반려하기 위해 법조인 단체에서 스스로 정한 규칙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 관계자는 “하 회장이 법률가임에도 불구하고 법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포퓰리즘에 기반한 여론몰이를 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법관 퇴직 후의 활동을 당사자의 양식에 맡겨야지 직업선택의 자유까지 침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법조계의 전관예우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사전조치 없이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건 공감받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처럼 법원·검찰 고위직 출신에게 공증 업무를 전담시키는 등 퇴로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전영선·윤정민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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