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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심포니가 아리랑을 … 그 실험 밀어붙인 한국 작곡가

지난해 런던심포니와 아리랑 녹음 작업 중인 작곡가 이지수씨(오른쪽 아래). “아리랑 선율은 짧고 단순하지만 오케스트라와 만나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로네뜨]

작곡가 이지수(34)씨는 지난해 초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에 e메일을 보냈다. “한국의 전통 선율인 아리랑을 가지고 오케스트라 작품 열 곡을 만들었는데 함께 녹음하자”는 내용이었다. 런던심포니는 영국은 물론 유럽 전체에서 손에 꼽히는 명문 악단. 하지만 전통에만 머무르는 대신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와 같은 영화 음악에도 참여하고 있다. 런던심포니는 “악보를 모두 보내보라”는 답장을 보냈다.

 최종 오케이를 받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이씨는 “몇 번씩 악보를 주고받으며 음악을 손질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007시리즈, ‘레미제라블’ ‘인터스텔라’ 등의 음악을 녹음했던 런던의 에어 스튜디오(AIR Studios)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런던심포니가 연주한 아리랑 앨범은 이렇게 이달 발매됐다.

 아리랑으로 만든 오케스트라 곡은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적 악단이 녹음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정선·해주·상주 아리랑 등을 가지고 판소리·대금·피아노·소프라노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주곡 형식을 택했다. 목표는 클래식 공연장에서 연주될 수 있는 곡이었다. 이를 위해 서양식 오케스트라 작법을 과감히 살렸다. 여느 클래식 음악과 함께 배치해도 어색하지 않은 음악이 나왔다.

 이씨는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후 드라마·영화음악계에서 활동해 왔다. ‘겨울연가’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에서 대중과 가까이 하는 감각을 키웠다. 그러던 중 2007년부터 아리랑에 전념했다. 각종 아리랑 선율의 대중화는 물론 세계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2007년 밀양아리랑으로 ‘아리랑랩소디’를 내놨다. 화려한 오케스트라 음향으로 아리랑에 박진감을 더했다. 이 작품은 광고 음악에 쓰이고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이씨가 진행 중인 ‘아리랑 실험’의 결산이다. 그는 “아리랑의 오케스트라 곡을 서양 교향악단도 충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런던심포니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아리랑이라는 단어조차 처음 들어보는 단원이 대부분이었지만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점이 놀라웠다”며 “교향악단의 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리랑 선율 자체에 이미 세계적 보편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작곡가의 꿈은 이번에 나온 아리랑 협주곡의 규모를 교향곡까지 키우는 것이다. “언젠가는 대형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리랑 교향곡을 쓸 생각”이라며 “클래식 음악의 교향곡과도 나란히 둘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 담긴 곡을 모아 다음달 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무대에서는 런던심포니 대신 한국의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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