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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IB 참여 결정, 늦었지만 잘했다

정부가 어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관계 부처 간 논의를 거쳐 창립회원국으로 AIIB 설립에 참여키로 하고, 참여 의사를 어제 중국에 서한으로 정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가입을 권유하는 중국과 만류하는 미국 사이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해온 박근혜 정부가 결국 참여하는 쪽으로 최종 방침을 정한 것이다. 비록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해 설립하겠다는 AIIB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관심을 모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는 미국을 위한 금융 질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 경제 개발을 위해 설립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사실은 일본을 앞세워 미국이 주도해 온 체제였다. AIIB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 중심의 아시아 금융 질서에 대항해 만든 은행이다. 당연히 미국의 반발은 예견됐었다. 미국은 중국의 AIIB 설립 움직임에 이런저런 시비를 걸며 한국·호주 등 아시아 동맹국의 참여에 제동을 걸어왔다.

 동맹국 미국과 최대 교역국 중국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고민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AIIB 참여를 권유했지만 박 대통령이 확실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우리의 고민과 부담은 외부 변수에 의해 한결 가벼워졌다. 미국의 유럽 내 최고 동맹국인 영국이 AIIB 참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들이 참여 의사를 천명함으로써 우리도 입장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우리가 좀 더 일찍 참여 의사를 밝혔더라면 AIIB의 지분 확보나 고위직 배분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늦었지만 우리가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기로 한 만큼 중국 정부와의 당당하고 주도면밀한 교섭을 통해 최대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사적으로는 미국, 경제적으론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처지인 게 사실이다. 중국이 요구한 대로 AIIB 창립 멤버로 참여하기로 했으니 안보적으론 미국이 원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게 도식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안보는 안보고, 경제는 경제다. AIIB는 중국 편, 사드는 미국 편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판단은 옳지 않다. 경제든 안보든 냉정한 판단에 따라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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