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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마을 되살린 '스마트 시민'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폐허로 변한 나미에 마을(왼쪽 사진)을 떠나 흩어졌던 주민들이 일본 IT 기술자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오른쪽)으로 다시 만났다. [AP 뉴시스]


지난달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미토(水戶)시 산업회관 회의실.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이 동일본을 강타한 뒤 후쿠시마(福島)현 나미에(浪江) 마을을 떠난 고령의 이재민들이 비영리단체 ‘코드 포 재팬(Code for Japan)’ 회원들에게 태블릿PC 사용법을 배웠다. 이재민들은 이날 이웃과 영상 통화하는 방법도 익혔다. 쓰나미로 폐허가 된 마을을 떠난 이웃과 온라인에서 만나기 위해서다. 시바타 시게오미(柴田重臣·47) 코드 포 재팬 공동대표는 “방사능 오염으로 거주가 금지돼 마을로 돌아갈 수 없으니 저희가 고향을 기억하게 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세계시민을 만나다] 후쿠시마 나미에 주민 2만 명
원전 사고 뒤 뿔뿔이 흩어져
40대 일본인 '고향 앱' 제작
1600명 동참해 공동체 부활



 대지진을 겪은 나미에 마을 주민 2만1000명은 전국으로 흩어졌다. 고향을 떠나면서 이웃의 생사도 알 수 없었다. 이들을 다시 맺어준 건 정보통신(IT) 기술을 갖춘 ‘스마트 시민’이었다. 코드 포 재팬의 활동가들이 지난해 4월 후쿠시마 원전과 6.4㎞ 떨어진 나미에 마을 이재민을 위해 온라인에서 공동체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유령마을’을 온라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되살린 것이다.



 코드 포 재팬을 만든 이는 위치정보 전문가인 할 세키(關治之·40)다. 그는 대지진 당시 도쿄에서 근무하다 지진 피해 정보를 공유하는 ‘신사이닷인포’ 사이트를 열었다. 신사이(震災)는 지진 재해란 뜻이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능력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2013년 코드 포 재팬을 만들었다. 1년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회원 1600여 명을 모았다.



 일본부흥청도 활동가들을 도와 나미에 마을의 복원에 힘을 보탰다. 이재민들에게 태블릿PC 6000대를 보급하고 커뮤니티 구축비 2억9000만 엔(약 27억원)을 지원했다. 자발적 시민 모임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처럼 IT로 무장하고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스마트 시민이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 시민은 공동체가 처한 문제를 정부나 구호단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해결한다. 할 세키 대표는 “IT 기술자와 시민들이 힘을 합하면 정보에서 소외된 이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식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시민의 참여 의지가 기술을 만나면 상상할 수 없는 혁신을 낳는다”며 “한국에서도 스마트 시민은 정부가 손대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채워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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