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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살린 대학 … 버려진 공장서 LED 드레스 패션쇼





스마트 시민 <상> 지역 해결사, 대학 시민
몰락한 공장지대, 대학생들 만나 패션 도시로
사회혁신 이끄는 스페인 대학생들
기업·공공기관이 해결할 과제
졸업 앞둔 학생들 투입해 해결
아이디어 채택 땐 고용으로 연결
핀란드·스웨덴 등 5개국서 진행





지난 4일 스페인 비스카야주 트라파가란 지역에 있는 여성의류업체 ‘메르세데스데미겔(mercedesdemiguel)’. 중공업 제품을 만들던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옥으로 쓰고 있는데, 주변에 빈 공장 건물과 폐쇄된 육교가 그대로 있다. 이 회사는 패션회사에 걸맞게 사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방안을 고민하다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



 빌바오 데우스토대 학생 3명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묘안 마련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미래 소비층인 젊은이들의 이목을 끌 아이디어를 냈다. 작은 LED등을 안쪽에 촘촘히 박은 드레스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 회사 차로 데미겔(46) 디자이너는 “첨단 의상을 만들어 사옥에서 패션쇼를 열 계획이다. 고객이 일단 방문하면 사갈 수 있도록 전자소재를 사용한 티셔츠 같은 소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대학생과 협업한 것은 ‘데몰라(Demola) 프로젝트’ 덕분이다. 데몰라는 ‘체험’이란 뜻으로, 스페인·핀란드·리투아니아·헝가리·라트비아 등 5개국 8개 대학이 진행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과제를 내면 대학 측이 졸업을 한 학기 앞둔 학생들을 투입해 과제 해결에 참여한다.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보상이나 채용으로 이어진다.



 외국에선 이처럼 대학과 대학생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자체도 도움을 받는다.



 비스카야주 세스타오시는 수년 전 철강 공장이 문을 닫자 거주민이 떠나며 위기를 맞았다. 도시를 살릴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시는 도시 재생 방법을 대학생팀에 의뢰했다. 플로리 누네스 로페스(39) 세스타오시 복지사회담당 보좌관은 “기존 시 조직에선 건축 전문가 등이 경제적 측면이나 도시계획적인 의견만 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소외계층과 장애인을 배려하는 공익적 시각을 담은 안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은 농장을 만들어 주민들이 작물을 재배해 주말에 판매토록 하고 경사진 지형에 장애인 이동통로를 만들자고 했고 시는 이를 도입했다.



 데몰라 프로젝트의 특징은 일반 대학생 인턴십과 달리 사회 혁신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패션회사 프로젝트에 참가한 마틴 주니가(23)는 “패션에 관심이 없었지만 쇠락한 공장지대를 주목받는 관광지로 바꿔놓고 싶었다.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혁신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이나 시민단체가 고민하는 문제를 대학이 풀어주는 사례도 있다. 네덜란드 북부의 흐로닝언대의 ‘과학상점(Science Shop)’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1일 만난 이 대학 헹크 뮬러(과학철학) 교수는 “대학이 시민들의 전문성 부족 문제를 무료로 해소해 준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중반 이 대학 연구팀은 환경단체의 요청을 받고 지역 풍력발전기를 조사했다. 주민들은 “날씨에 따라 발전기 소음이 심해 잠을 설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성능 시험을 통과했으니 그럴 리 없다”고 맞섰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성능 시험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정부가 시정 조치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동행 취재한 김현석 홍익대 영상대학원장은 “한국 대학은 논문을 위한 연구나 기업을 위한 산학 협력에 몰두하는 데 유럽 대학은 지역 현안이나 시민의 실생활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한국 대학에도 프로젝트식 교육이 도입되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사회문제는 한두 가지 전공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만큼 대학이 융합적인 접근을 통해 시민들이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동참한다면 연구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스타오(스페인)=김성탁 기자



흐로닝언(네덜란드)=천인성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 설명



사진 1
스페인 북부 트라파가란 지역에 중공업제품 생산 공장이 문을 닫은 채 방치돼 있다.



사진 2 데우스토대 학생들은 공장에 입주한 의류 업체가 이목을 끌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사진 3 대학생들은 LED등으로 다양한 빛을 내는 첨단 의류로 패션쇼를 여는 방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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