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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시 한 줄] 박관용 전 국회의장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한용운(1879~1944) ‘나룻배와 행인’ 중에서







정치 신인 시절 기억 담은 시

바른 정치 길라잡이 돼 주기도




1980년 가을 국회전문위원직을 내려놓고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지역구로 내려갈 준비를 할 때였다. 평소 ‘님의 침묵’ 같은 만해의 시를 좋아했지만 그 즈음 나를 사로잡은 시는 ‘나룻배와 행인’이었다. 지역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어떻게 호응을 얻고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던 때였다. 확실히 시는, 그것을 접할 때의 심경이 어떠한가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는 것 같다. “당신을 안고 물은 건너고…아니 오시면 기다리겠다”라는 구절이 마음을 끌어당겼다. 만해가 절절하게 노래한 ‘님’과 ‘당신’은 조국과 겨레가 분명한데, 어쩐지 이 시에서의 ‘당신’만큼은 마치 유권자처럼 들렸다. 첫 선거를 치르는 다급한 심경 때문 아니었을까. 고백하지만 당시 나는 아주 속되고 이기적으로 이 시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후 여러 자리에서 이 시를 즐겨 외웠다. 첫 선거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무엇보다 조국의 독립을 갈망하고 민족 혼을 되살리며 ‘님’을 그리워했던 만해의 정신을 내 정치에도 실현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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