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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체질 바꾼 ‘엘 시스테마’의 전설


오케스트라 중 실력과 인지도 양면에서 세계 최고는 베를린 필 아닐까. 2018년 베를린 필에서 물러나는 현 수석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2017년 가을부터 런던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내정됐다. 이제 관심은 5월 11일, 차기 수석지휘자를 결정할 베를린 필 단원들의 투표로 쏠린다. 유력 후보는 구스타보 두다멜(34·베네수엘라·LA 필 음악감독), 안드리스 넬슨스(37·라트비아·보스턴 심포니 음악감독), 크리스티안 틸레만(56·독일·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지휘자)으로 압축된다.

LA 필 내한 공연,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이들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두다멜은 한국 공연이 벌써 두 번째다(틸레만 1회, 넬슨스 0회). 2008년 두다멜의 첫 내한이자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공연(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은 흥분과 열기로 가득 찬 축제의 현장이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두다멜의 열정적인 지휘, 악기를 흔들어대고 어깨춤을 추며 행진하고 점퍼를 벗어던진 단원들의 앙코르도 멋졌지만, 객석까지 뛰어 내려와 스승인 곽승에게 점퍼를 입혀주며 포옹하는 두다멜의 인간적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두다멜은 호세 아브레우 박사가 만들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원한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의 스타다. 이 제도를 통해 열다섯 살 때 처음 지휘를 공부한 두다멜은 3년 뒤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됐고, 예테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를 거쳐 현재 LA 필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젊은 거장이다. 그의 지휘에서 드러나는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뜨거운 열정과 건강한 활력, 밝은 색채감은 보수적이었던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1919년 창단한 LA 필하모닉은 두다멜 이전까지 로진스키·클렘페러·판 베이눔·메타·줄리니·프레빈·살로넨 등 거장들이 지휘봉을 잡아 왔다. 2008년 그라모폰지가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전체 8위, 미국 오케스트라 중에서 3위에 오른 명문이다.
LA 필의 첫 내한은 1982년 5월. 첫날 정명훈의 스승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지휘하고, 둘째 날 정명훈이 생상스 교향곡 3번을 지휘하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지휘 및 협연했다. 두 번째 내한은 2008년 10월. 에사 페카 살로넨이 라벨 ‘어미거위 모음곡’ ‘볼레로’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을 지휘했고 사라 장이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협연했다. 살로넨은 LA 필 사운드의 특징을 “품위 있고 고상하다”고 말했다.
2008년 각각 우리나라를 찾았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한 몸이 되어 온다.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말러 교향곡 6번을, 26일 존 아담스 ‘시티 누아르’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25세 때 구스타프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09년 LA 필 취임 콘서트에서도 말러 교향곡 1번을 지휘한 두다멜은 말러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2012년 본거지 월트 디즈니 홀에서 녹음한 두다멜과 LA 필의 말러 교향곡 9번(DG)은 놀라웠다. 구름 위를 걷는 듯 현악군의 연주가 빛나는 4악장 도입부가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웠다. 사랑했던 사람의 마지막 미소 같은 연주를 듣고 두다멜을 다시 보게 됐다.
두다멜을 놓치기 싫은 LA 필은 그의 임기를 악단이 100주년을 맞는 2018~2019 시즌까지 늘려놓은 상태다. 두다멜과 LA 필의 이번 공연은 열정으로 세계의 오케스트라를 움직이는 젊은 리더십의 실체를 확인할 기회다.

글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kinsechs0625@gmail.com, 사진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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