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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만난 한·일 원로 11명 "제2 국교 정상화 이루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맨 왼쪽)가 23일 도쿄 총리관저를 찾은 한·일 원로들과 만나 “두 나라의 현재 국민뿐 아니라 미래 국민을 생각하며 한·일 관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맨 오른쪽이 한국 측 좌장을 맡은 이홍구 전 총리, 오른쪽에서 셋째가 일본 측 좌장인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다. [사진 지지통신]


한국과 일본 원로급 지도자들이 2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 ‘제2의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심정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제언했다. 이홍구(81) 전 총리를 좌장으로 하는 한국 측 원로 6명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79) 전 총리 등 일본 측 원로 5명과 함께 총리 관저를 방문, 종전 70년과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아베 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홍구 "50년 전 양국 어려운 결단"
후쿠다 "상황 심각 … 긴장감 가져야"
아베 "관계 개선 노력하겠다" 화답



 이홍구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결단이었다”며 “현재 양국 간에 현안들이 얽혀있지만 중요한 고비를 잘 넘기고 제2의 국교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저도 같은 생각이다. 두 나라의 현재 국민뿐 아니라 미래 국민을 생각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아베 총리는 또 “하루 빨리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뿐 아니라 지역평화를 논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측 좌장인 후쿠다 전 총리는 “양국 원로들이 이렇게 모인 것은 처음인데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좀 더 긴장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아베 총리에게 조언했다. 유명환(69)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전후 세대가 늘고 과거사를 공유할 수 없게 되면서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사라지고 한·일 관계의 복원력도 약해졌다”며 “청소년과 대학생, 언론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인적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환담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과거사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들은 거론되지 않았다. 한국 측에서는 김수한(87) 전 국회의장, 이승윤(84) 전 부총리, 공로명(83) 전 외무장관, 김윤(62) 한·일 경제협회장이 동석했고 일본 측에서는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73) 전 관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78) 전 총리는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한국 측 원로들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96) 전 총리를 별도로 만나 한·일 관계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이 2배 정도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원로들은 전날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한·일 현인(賢人)회의’ 1차 모임을 갖고 두 나라 관계가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직결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경색된 관계를 계속 방치할 경우 한·미·일과 한·중·일 관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양국 정상의 결단을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선 위안부와 쓰시마 불상 반환,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등 주요 현안도 논의됐다.



유명환 전 장관은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각종 현안을 일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 “서로 입장을 바꿔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잘못한 것은 없는지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덧붙였다.



 ‘한·일 현인(賢人)회의’는 악화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원로들이 나설 필요가 있다는 한국 측의 제안으로 구성됐다. 2차 모임은 5월쯤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도 추진된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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