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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노동신문에 비친 우리 군 …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정용수
정치국제부문 기자
지난 17일 북한 관영 노동신문 5면엔 이런 기사가 실렸다.



 “군상층부 것들이 막대한 돈을 받아먹고 군수업체의 불량 군수품을 사들이도록 한 결과 괴뢰 군부대들에서 전투기술기재(무기)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 각종 사고들이 련발(연발)하고 있다.”



 정옥근 전 해군 참모총장과 전 방사청 직원들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전한 보도다.



 우리 군에 관한 조롱은 그게 다가 아니다. “성범죄까지 난무하여 기강이 해이된 군, 정직하지 않은 군, 사병에서 대장까지 파문 바람 잦을 날이 없는 군….”



 실제로 현역 해군 중장은 지난 1월 골프장에서 성희롱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육군 사단장과 여단장 등 야전 지휘관들이 성 관련 범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보도가 나온 17일까지 육군 모 대령이 부하 중위를 성추행했다가 긴급체포됐다. 이쯤 되면 노동신문 보도를 ‘오보’라고 하기도 어렵다.



 노동신문은 결론적으로 “남조선괴뢰군은 이미 오래전에 민심의 손가락질을 받는 증오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제목은 ‘부정부패로 얼룩진 남조선괴뢰군’이었다.



 어쩌다 우리 군의 비리가 노동신문에 오르내리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그것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해군 장병 46명이 순직한 천안함 폭침사건 5주기를 앞두고 말이다.



 군은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 뒤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작전계획도 다시 만들면서 거듭 태어나려는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 5주기를 한숨까지 내쉬며 맞아야 할 처지가 됐다.



 “그토록 기다리던 함정이 왔다”고 자랑하며 2012년 진수식을 했던 통영함(구조함)은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건 때 무용지물이었다. 어군탐지기 수준의 소나(음파탐지기)를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이 부설한 기뢰를 탐지해 제거하기 위해 오는 8월 해군이 인수하려던 소해함(掃海艦) 역시 제2의 통영함이 되고 말았다. 그 이유가 천안함 사건을 겪은 해군 출신들이 담합해서라니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이것도 부족해 성 군기 사고와 각종 비리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 사람들을 만나면 “군대가 북한과 싸우는 게 아니라 사건 사고와 싸우고 있다”는 말을 듣는 게 어렵지 않을 정도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은 23일 진해 기지를 찾아 지휘관과 초급장교들을 만나 “명예회복에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앞으로 해군 공문서엔 ‘명예’가 인쇄되도록 했다. 해군 관계자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번엔 정말로 명예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정용수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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