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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입소문 태워라, 저절로 굴러가더라





허니버터칩 통해 본 대박 마케팅
빅데이터로 감자칩 구매층 분석
입맛 맞춰 개발, SNS에 반응 올려
호평 이어지자 마케팅 아예 중단
자발적 문화 형성, 월 100억 매출









지난 20일 온라인몰 인터파크의 경매 서비스 ‘다이나믹프라이스’에 낯익은 제품이 올라왔다. 구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다. 오전 11시와 오후 5시에 각 10봉지씩 올라와 예상대로 ‘완판’됐다. 정가인 1500원에 구매한 소비자는 단 3명뿐이었다. 이날 최고가는 6500원. 수퍼주인들이 허니버터칩을 비싸게 받기 위해 경매에 내놓았다는 의혹도 있지만 여전히 식지않은 ‘허니 열풍’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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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석 달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더니 지난 연말에는 ‘허니버터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올 들어 열풍 자체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품귀현상에 완판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허니시리즈’(허니버터칩·허니통통·자가비 허니마일드) 매출은 각각 126억원과 103억원. 3월 매출은 130억원을 넘을 것으로 해테제과는 보고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1000억원 돌파도 무난해 보인다. 말 그대로 과자 하나로 ‘대박’이 난 셈이다. 윤영달(70)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최근 사석에서 “70 평생에 요즘이 제일 행복하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허벅지를 찔러본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허니버터칩의 ‘대박’이 소비자가 찾던 맛을 구현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진짜 성공비결은 색다른 맛의 감자칩을 탄생시킨 빅데이터, 그리고 단순한 감자칩을 사회 현상으로 키워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숨어있다.



 2004년 ‘마이쭈’ 이후 별다른 히트상품이 없던 해태제과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자칩 주요 구매층인 10~20대 여성들의 입맛을 분석했다. 결론은 ‘달달한 맛’과 ‘풍부한 향’. 회사는 여기에 착안해 제품개발에 들어갔고 아카시아 벌꿀, 프랑스산 고메버터 등을 사용했다. 최초 마케팅은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서 했다. 온라인 ‘서포터즈’들을 모집해 초기 반응을 인터넷에 올리게 했는데 일부 연예인들이 여기에 참여하면서 어느 순간 ‘검색 키워드’가 급상승했다. 회사는 SNS 게시물을 체크하며 고객반응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괜찮다’, ‘맛있다’는 일반 고객들의 반응이 급속히 늘어났다. 지난해 9월 중순 신정훈(45) 해태제과 대표는 ‘허니버터칩’과 관련한 모든 마케팅 계획을 중단시켰다. 인위적인 마케팅이 필요없을 정도로 SNS 내에서의 응축된 힘을 느낀 것이다.





품질, 자발적 확산, 참신한 콘텐트 중요



 그 뒤의 흐름은 신 대표 또한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상에서 바이러스처럼 퍼진다는 일명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현상이 만들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SLR클럽, 디씨인사이드 등 주요 온라인 ‘이슈 커뮤니티’ 네티즌들이 허니버터칩을 ‘놀이코드’로 선택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들은 일명 ‘잉여력’이라고 불리는 뛰어난 디지털 실력과 재치를 발휘해 과자와 관련한 각종 이미지와 유머·화제·소문을 만들어냈고 이 내용들이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례로 지난해 10월20일 68건에 불과했던 허니버터칩 관련 트윗은 한 달 만인 11월18일 5730건으로 폭증했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이 논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허니버터칩 SNS 언급횟수(415만8745건)는 땅콩회항의 2배나 됐다. KPR 소셜커뮤니케이션 연구소의 조종완 연구원은 “이 과자를 사는 게 핫하고 트렌디한 활동이 되고, 먹어보고 인증하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다”며 “SNS에서 시작된 콘텐트가 온라인 전체에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과자 이상의 ‘뭔가’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니버터칩의 성공으로 다른 유통업체들의 발걸음이 급해졌다. 식품업계가 온갖 종류의 유사 제품을 내놓으며 ‘허니맛 대세’를 따라가고 있지만 아직 완판 수준의 신드롬은 내지못하고 있다. 진짜 대박을 치려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수 밖에 없었다.



 KPR연구소가 지난해 국내 소셜미디어 우수 운영 기업과 공공기관 120곳을 조사한 결과 98%는 이미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었다. 또한 최고경영자(CEO)나 기관장이 소셜미디어를 ‘매일 사용’(25%)하거나 ‘주1~3회 사용’(17%)하는 경우가 42%나 됐다. 선호하는 소셜미디어 채널로는 동영상·사진 위주의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플랫폼’이 꼽혔다. 이들이 단순히 SNS내 빅데이타를 수집해 PC를 돌린다고 해서 올바른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재미만 추구한 소셜 마케팅 위기 맞기도



 커피를 예로 들어보자. 빅데이타 상에서 한국 사람들은 하루 세 잔의 커피를 마신다. 오전 9시, 오후 1시와 4시다. 아침에는 졸음을 깨기 위해, 오후 1시에는 대기업 사원증을 걸고 과시하듯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며, 오후 4시에는 잘 보이지 않는 커피숍에서 상사 욕을 하며 마신다는 것이다. 커피전문점이 매 시간별로 점포 분위기를 다르게 꾸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적재적시에 소비자가 감흥을 받을 수 있는 ‘뭔가’를 꺼내놓아야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유통업체들이 깨닫기 시작했다. 불고기 브라더스의 경우 SNS에 고객 문의나 불만이 뜨면 무조건 24시간 안에 해결한다는 ‘SNS 24시 법칙’을 내세워 호응을 얻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 김부각을 만드는 ‘김총각네’, 정읍에서 복분자·오디 농사를 짓는 ‘황가네 농장’등도 블로그나 SNS를 통해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매출이 늘어난 좋은 사례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감흥을 주는 ‘뭔가’를 제품의 진실성(품질)과 확산의 자발성, 콘텐트의 참신성이라고 지적한다. 이런게 있어야 SNS내 힘이 응축된다는 설명이다. 성민정 중앙대 교수(광고홍보학)는 “소셜미디어가 광고나 마케팅의 필수 요인이 됐지만 기업이 인위적으로 화제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며 “자발적인 유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셜 마케팅으로 재미와 유머만 추구하다가 위기를 맞는 경우가 훨씬 많은 만큼 철저한 계획과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오리온은 지난해 8월 홈페이지를 통해 ‘포카칩은 ○○이다’와 그 이유를 적는 ‘포카칩 별명짓기’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포카칩은 처녀다’, ‘포카칩은 세월호다’라는 자극적인 내용과 이유들이 SNS로 통해 퍼져나가면서 회사는 행사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유포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지난달 ‘파란색-검은색’인지 ‘금색-하얀색’인지 엄청난 논쟁이 일었던 영국 로만 오리지널스 드레스는 트위터에서 엄청난 논쟁이 일며 30분 만에 동이 났다. 매출은 무려 4배(347%)나 뛰었다. 회사 측은 “회사가 꾸민 일이 절대 아니다. 어젯밤 평소대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대박이 났다”고 기뻐했다. 오레오 쿠키는 2013년 슈퍼볼 경기 정전으로 시청자 불만이 하늘을 찌를 때 기회를 만들어냈다. 회사는 트위터에 “전기가 나갔다고요? 문제 없어요. 오레오는 어둠 속에서도 (우유에) 담글 수가 있으니까요”라고 올렸고 순식간에 1만5000건이 리트윗 되고 팔로워가 8000명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온라인 환경에 맞는 제품의 콘텐트 개발도 중요하다. 온라인에서 쉽고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 개발을 기획단계에서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짜파게티와 불닭볶음면을 조합한 요리법의 인기, 악마의 잼이라는 스토리로 화제가 된 누텔라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귀여운 이미지를 띄워주면서 성공한 크레용팝 등이 그 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사진 중앙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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