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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컬러링북·손글씨에 빠진 어른들

경기도 파주시 교하도서관 어린이자료실을 찾은 주부들이 동화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복잡한 일상에 지쳤다 잠시 아이처럼 즐긴다

과중한 업무와 가사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어른들이 어린이에게나 어울릴 법한 책을 집어들고 있다. 단순노동에 자신의 몸을 맡기며 삶에 대한 감사와 위안을 찾는다. 단순한 아이템의 취미생활이 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고 활력을 찾게 하는 힐링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교하도서관에 30~40대 여성 예닐곱 명이 모였다. 이들이 모인 곳은 1층 어린이자료실. 자신들이 읽을 동화책을 고르기 위해서다.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이 대부분이지만 직장인도 있다.

 그림책과 어린이 창작동화를 즐겨 읽는 장희정(46·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씨는 동화책을 빌리기 위해 일주일에 서너 차례 동네 도서관을 찾는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소설과 영화를 좋아했지만 동화책을 접하고 난 후 동화의 매력에 빠져 살고 있다”며 “동화책은 다른 책과 달리 읽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져 각종 걱정거리를 잊게 만드는 묘약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모임에서 활동하는 유진희(44·경기도 파주시 와동동)씨 역시 동화책 매니어다. 유씨는 “직장에 다닐 때는 음악감상을 좋아했지만 결혼 후 아이를 위해 동화책을 읽다가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동화는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새로운 힘과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다.

 도서관과 서점에 힐링 바람이 불면서 동화 책을 읽는 어른이 많다. 이 때문에 어린이 서적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도서관마다 동화책을 빌리는 어른도 적지 않다. 동화책이 현대사회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컬러링북’도 인기다. 잡생각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소문이 나면서 서점가에 컬러링북 열풍이 일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어린 시절 감수성을 되찾고 미적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색칠놀이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 파주지회 주부 회원들이 동화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색칠놀이 하며 스트레스 날려

『비밀의 정원』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컬러링북이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컬러링북은 완성된 밑그림에 자유롭게 색상을 선택할 수 있고 완성 후에는 각기 다른 작품이 탄생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색연필이나 사인펜 같은 간편한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신재균 (사)한국미술심리상담협회 회장은 “집중하는 동안 몰입되는 ‘안티-스트레스’ 효과 덕분에 평온함을 느낄 수 있고 창의성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지만 문양에 색을 칠하는 동안 사람에 따라 오히려 실망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사 관련 서적과 예쁜 글씨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캘리그래피 책 출간도 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해마다 20종 내외로 출간된 캘리그래피 책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29종에서 올해엔 33종으로 늘었다. 판매량도 20%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뜨개질을 하는 음악가, 공장을 청소하는 디자이너, 식품업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처럼 자신의 특기나 전공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순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철 박사는 “동화책 읽기, 글쓰기, 색칠하기, 단순노동을 통해 힘든 현재의 삶을 부정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일종의 퇴행 행동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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