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아베노믹스 세 번째 화살 이미 쐈다 … 일본 서비스 규제 개혁해야 명중한 것

사공일 본사 고문이 지난 20일 도쿄 일본은행 집무실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를 만났다. 구로다 총재는 사공 고문과 재무성 관료 시절부터 만난 20년 지기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71) 일본은행(BOJ)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내세운 경제 회생정책(아베노믹스)의 중심인물이다. 2013년 3월 구로다가 BOJ 총재에 임명되자 글로벌 시장이 아베노믹스에 반응하기 시작할 정도였다. 이제 그의 취임 이후 2년이 흘렀다. 사공일 본사 고문 겸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이 20일 도쿄 BOJ 총재 사무실에서 구로다를 만났다.

 ▶사공일=마침 오늘이 당신의 BOJ 총재 취임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축하한다. 일본 경제가 세계 3위 경제다. 온 세계가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당신이 주도하는 정책이 성공하길 바란다.

 ▶구로다 하루히코=사공일 이사장이 잘 알다시피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5%(연율)였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투자와 소비 등 내수가 상당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사공=당신이 지금껏 강조한 인플레이션 목표 2%는 언제쯤 달성될 것으로 보는가.

 ▶구로다=물가상승률은 국제원유가의 엄청난 하락 때문에 억눌려 있다. 당분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에 가까울 전망이다. 현재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2~0.3% 정도다.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2015 회계연도(올 4월~내년 3월)나 2016 회계연도(2016년 4월 이후) 초에 2%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사공=아베 내각은 2012년 12월 들어서면서부터 ‘아베노믹스’ 정책을 내걸었다. 그 중심에 당신이 있다. 이런 당신이 직접 아베노믹스의 핵심을 정리해주면 좋겠다.

 ▶구로다=잘 알다시피 아베노믹스는 세 가지 화살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는 통화 확장이다. 두 번째는 단기적으론 재정지출 확대이고 긴 안목에선 재정건전성 회복이다. 통화 확대는 해묵은 디플레이션 압력을 제거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굳히기 위한 정책이다. 그리고 세 번째 화살은 지속 성장 전략이다. 장기적으로 세 번째 화살이 일본 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사공=아베노믹스가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살펴보자.

 ▶구로다=내가 보기에 첫 번째 화살로 기업과 가계의 디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바꾸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은 절반의 성공으로 봐야 한다. 두 번째 화살인 재정지출 확대는 경기가 아주 좋지 않았을 때 시작됐다. 이제는 재정 건전화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라고 봐야 한다. 소비세는 지난해 4월 인상됐다. 추가 인상은 그때 이후 18개월 연기됐다.

 ▶사공=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많다. 심지어 세 번째 화살이 발사됐는지를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

 ▶구로다=일본 정부는 0.5% 정도인 잠재성장률을 5년 안에 2%까지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구조개혁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 의회의 현 회기 안에 구조개혁과 규제개혁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미진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성과를 상당히 거둔 부문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다. 최근 2년 사이에 참여율이 2%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견줘 아직 낮은 수준이다.

 ▶사공=한국의 여성 참여율은 일본보다도 낮다. 한국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는 노동시장의 공급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투자 부문은 어떤가. 투자를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개혁이 필요한 것 아닌가.

 ▶구로다=그렇다. 일본 정부는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두 가지 중요한 일을 했다. 하나는 법인세 인하다. 이미 내렸을 뿐만 아니라 추가로 더 내릴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은 OECD 국가 가운데 법인세가 가장 높은 나라이지 않은가. 아시아 다른 나라와 견줘도 훨씬 높다. 법인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면 일본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것이다. 동시에 많은 외국 기업을 유치할 수도 있다. 이미 일본 정부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부문에 투자하면 여러 가지 세금 인센티브를 준다.

 ▶사공=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를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구로다=일본의 제조업 부문 규제 정도는 괜찮은 편이다. 반면 서비스와 농업 부문엔 아직도 많은 규제가 있다. 서비스 산업은 일본 경제에서 가장 큰 부문이다. 제조업보다 비중이 더 크다. 우리는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상당히 낮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시대에 맞지 않은 규제 탓에 아주 비효율적이다. 일본 정부가 여러 가지 개혁작업을 하고 있고 농업 부문을 개혁해도 GDP 증가에 그다지 크게 기여하진 않지만 농업 개혁은 정부의 개혁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부문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농업 개혁을 촉진할 전망이다.

 ▶사공=노동시장 개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구로다=일본의 실업률은 3.5% 정도다.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다. 실업률이 높을 때 노동시장 개혁은 어렵다. 현재 실업률이 아주 낮은 상태여서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 일본 정부가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법안을 제출해 놓았다.

 ▶사공=대기업 근로자의 고용이 지나치게 보호되면 전체 고용이 늘어날지라도 고용의 질이 나빠지게 마련이다. 주로 비정규직이 늘어나서다. (한국과 일본의) 연공서열 보상 체계 등을 개혁하지 않으면 고용의 질을 올리기 아주 힘들다. 노동시장 개혁이 중요한 까닭이다.

 ▶구로다=전적으로 동의한다. 아베노믹스 초기엔 비정규직이 늘었지만 요즘엔 정규직이 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해서다. 나는 정규직 노동자도 일하는 시간 등을 아주 유연하게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노동시장이 유연해질 수 있다.

 ▶사공=최근 아베 총리가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도요타와 혼다 등 대기업들이 이에 응해 임금을 올렸다. 당신의 첫 번째 화살인 양적완화(QE)의 이익이 큰 기업의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게 해서 소비와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도인데,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혜택이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에게만 돌아가 (내수를 늘리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불확실하다. 나는 한국이 일본과 여건이 다른데도 (정부가) 대기업 노동자 임금 인상을 권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생산성을 감안하면 한국의 임금 수준이 이미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의 생산성 추이는 어떤가.

 ▶구로다=일본 제조업 부문의 생산성은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엔 오르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후 하락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인적 자본을 위한 투자를 늘리지 않아서다. 하지만 지난해 제조업 부문 생산성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지만 기대만큼 오름 폭이 크지는 않았다.

 ▶사공=일본은 미국과는 달리 QE를 실시할 때 장기금리가 아주 낮았다. 미국처럼 금리 조정을 통한 효과보다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QE 초기 일본의 수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최근엔 어떤가.

 ▶구로다=QE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실질금리가 하락한다. 실제 지금 일본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장기 실질금리도 역시 마이너스다. 투자 증진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 유로존이 QE를 실시하자 ‘통화전쟁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어느 나라도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이지 통화가치 하락을 위해 QE를 실시하지 않았다. QE로 통화전쟁을 하자는 게 아니었다.

 ▶사공=QE의 일차 목표가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도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내가 주요 20개국(G20) 등에서 QE의 영향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한 이유다.

 ▶구로다=전적으로 동의한다. 최근 몇 년 동안 G20이 많은 일을 하려고 하기는 했다. 통화정책과 환율 문제를 많이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통화정책이 (통화가치 하락이 아니라) 자국 내 수요를 높이는 쪽으로 실시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기도 했다.

 ▶사공=요즘 중국이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뜨거운 이슈다.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로서 AIIB를 어떻게 보는가.

 ▶구로다=두 가지만 말하겠다. 첫째 아시아 지역엔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엄청나다. (ADB 외에) 또 다른 개발은행을 설립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세계은행(WB)과 ADB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개발에 관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문제는 AIIB가 이런 높은 수준의 인프라 개발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여부다.

 ▶사공=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영국·프랑스·독일 등도 AIIB 설립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좋든 싫든 AIIB는 현실이 된다. 나는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일본이 AIIB에 참여해 지배구조와 운영이 투명하고 효율적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구로다=중국이 AIIB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국제기구로 만들 수 있을지 확신할 순 없지만 그렇게 되길 바란다.

정리=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사진=이정헌 특파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