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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 기자의 9층에서]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물고기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물고기는 뭐게?"



"뭐긴 뭐야, 아이디어지."



기자 초년병 시절 경찰서 기자실에서 동기들과 주고받던 농담입니다.



선배들로부터 "이게 기사냐, 너 대학 나온 거 맞냐" "이렇게 취재하고도 밥이 넘어가냐" 등 온갖 욕을 먹으면서 살던 때였는데, 욕 먹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저녁 회의였습니다. 돌아가면서 각자의 기사 아이디어를 말하는 시간이었죠.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을 땐 당당했지만 없을 땐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었습니다.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냐"는 욕을 한바탕 먹고 나선, 아이디어를 구하려 경찰서와 병원과 술집을 돌아다니거나 정처없이 거리를 헤매곤 했습니다. '아, 난 왜 이렇게 아이디어가 없을까'하면서요.



강남통신도 참신한 기획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느라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 신선한 접근, 깊이 있는 취재로 차별화된 지면을 선보여야 하는데 그에 맞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기획회의는 그래서 '공포의 시간'이 되곤 합니다.



중국 송나라 문장가 구양수는 글을 잘 쓰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게 글을 잘 쓰는 방법이라는 얘기입니다. 생각하기 좋은 장소로는 삼상(三上), 즉 마상(馬上), 침상(枕上), 측상(厠上)을 꼽았습니다.



마상, 즉 말 위, 그러니까 여행이야말로 생각하기 좋은 기회라는 뜻입니다. 또 침상이란 잠 들 때 잠에서 깼을 때 생각하고, 측상이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면서 생각하라는 정도가 되겠습니다.



곰곰 돌이켜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며칠을 생각해도 안 떠오르던 아이디어가 아침 침대 위에서 생각난 적이 많습니다. 화장실에서 일 보다가 전구에 불이 들어오듯 '번쩍'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도 있죠. 광고업계에 오랫 동안 종사했던 한 지인은 "그 분이 오셨다"고 표현하더군요. 며칠 간의 고민 끝에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른 그 순간을요.



아이디어란 그냥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꾸준히 생각하고 취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그 분'이 찾아주시길 바라는 건 우물가에 가서 숭늉 찾는 격이죠.



어쨌든 아이디어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물고기입니다.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강남통신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박혜민 기자의 9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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