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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영 기자의 오늘 미술관] 최병소의 검은 신문지

최병소, 무제, 2014, 신문ㆍ볼펜ㆍ연필, 54×39×1㎝ [사진 아라리오갤러리]


오른쪽 검지에 굳은살이 튀어 나왔고, 검은 잉크 자국이 점처럼 박혀 있었습니다. 40년간 연필과 볼펜으로 신문 활자를 지우고 또 지운 최병소(72)의 손은 그랬습니다. 75년부터 시작한 그의 신문 지우기 작업을 ‘저항’으로들 읽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껏 이어지는 그의 지우기 작업은 무엇일까요. 그 ‘부질없는 허업’의 이유를 묻자 작가는 “그게 바로 나다. 지루함을 몸으로 견뎌내는 것이 나의 작업이다. 이제 신문 지우기는 나를 지우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작품에 사인을 하는 최병소. [사진 아라리오갤러리]


이우환(79)의 감상은 이렇습니다. “70년대 나는 최형의 작품을 보고 가슴이 쓰리고 아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군정 특유의 통제하에 모든 것이 얼어붙고 추상화된 시대에 저항은 끈질기게 No!를 제시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대단한 것은 그 시대의 공기가 사라진 지금 한국은 물론 때때로 일본이나 유럽에서 최형의 작품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릿한 감명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2012년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최병소 회고전 때 보내 온 축하편지 중에서)

◇최병소 개인전= 서울 북촌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4월 26일까지. 무료. 02-541-5701.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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