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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의 '할리우드교' … 왜 스타들은 빠지나?

‘하나의 유령이 할리우드를 배회하고 있다. 사이언톨로지라는 유령이’.



[똑똑한 금요일] 사이언톨로지와 스타들의 공생
과학기술·윤회 결합 신흥종교
창시자 때부터 스타 포섭 시도
예배보다 개인적 테라피 중시
연예인 약물 중독 치료에 힘써
톰 크루즈 매년 10억원 기부
존 트래볼타도 유명 신도
교단, 쇠락한 영화 거리에 투자
‘할리우드 수호자’로 나서기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 미국 할리우드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정화하기: 사이언톨로지, 그리고 신앙의 감옥(Going Clear: Scientology and the Prison of Belief)’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29일 케이블 채널 HBO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송출된다. 국내에서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종교로 알려진 사이언톨로지의 부정적 측면을 조명했다.



 사이언톨로지는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 영화의 TV 방영을 막기 위해 수십 명의 변호사를 동원해 소송 중이다. 뉴욕타임스(NYT)에는 “다큐는 모두 거짓”이라는 취지의 전면 광고를 냈다. “HBO의 다큐는 ‘거짓 선전(false propaganda)’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약 8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사실, 이 다큐가 사이언톨로지의 비밀을 파헤치는 첫 번째 기록물은 아니다. 이 영화는 미국 주간지 ‘뉴요커’ 에디터인 로런스 라이트의 2013년 저서가 원작이다. 책의 제목은 영화와 약간 다르다. 원제는 ‘정화하기: 사이언톨로지, 할리우드, 그리고 신앙의 감옥(Going Clear: Scientology, Hollywood and the Prison of Belief)’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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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 사이언톨로지는 할리우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부에서는 ‘할리우드교(敎)’라고까지 부른다. 사이언톨로지 측은 배우·감독·스태프 등 할리우드 관련 인사의 45%가 신도라고 주장한다.



 톰 크루즈는 이 종교의 열혈 신도다. 2005년에 약 3600억원을 기부했고, 매년 10억원 이상씩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트래볼타는 가족이 모두 사이언톨로지를 믿는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할리우드 유명 신도의 명단만 현재 60명이 넘는다.



 도대체 어떤 종교이기에 할리우드 인사들이 사이언톨로지에 열광하는 걸까.



 사이언톨로지는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론 하버드가 1954년 창시한 신흥 종교다. 인간은 영적 존재라고 믿으며,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와 윤회를 믿는다. 과학적이고 심령학적인 8단계의 과정을 거쳐 영혼을 맑게 하면(clear), 영적 상처가 치유돼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93년 정식 종교로 인정받았지만 영국·독일·캐나다 등에선 종교 단체로 등록하는 데 실패했다.



 이단이라 불리는 많은 신흥 종교가 그렇듯 사이언톨로지도 ‘돈’이 문제다. 거짓말 탐지기를 변형한 심리 치료기 ‘이-메타(E-Meter)’는 대당 4000달러에 판매된다. 8단계의 테라피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 1인당 수십만 달러가 든다. 사이언톨로지가 ‘부자들을 위한 종교’ ‘종교의 탈을 쓴 영리집단’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다. 2009년 프랑스에선 이 기계와 테라피를 강매한다고 해서 교단 전체를 사기집단으로 판결했다.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1920~30년대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 , 화가 파블로 피카소 (왼쪽부터). [자료 : 사이언톨로지 ‘프로젝트 셀레브리티’]
 사이언톨로지가 할리우드에 둥지를 튼 것은 우연이 아니다. 창시자 하버드는 시작 단계인 55년부터 ‘프로젝트 셀레브리티(Project Celebrity)’를 가동했다. 월트 디즈니, 그레타 가르보, 파블로 피카소 등 유명인 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이들을 집중 포섭하려는 계획이다. 로렌스 라이트는 책 출간 후 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20여 년간 종교를 지배해 온 2대 교주 데이비드 미스카비지 아래에서의 연예인 흡수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교리도 할리우드 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종교는 대중과 함께, 그들과 어울려 신에게 경배드리는 형식이 아니다. 테라피는 개인적이고 은밀한 방법을 통해 신적인 존재에게 다가가는 과정이다. 테라피를 통해 개인의 영혼과 운명에 힘을 불어넣는다고 하는데, 스스로 특별하다고 여기는 할리우드 인사들의 성향과 궁합이 맞는다. ‘협찬’도 한몫했다. 가입 초기 시간당 1000달러가 넘는 테라피를 연예인들에게는 공짜로 제공했다. 92년 종교에서 탈퇴한 전직 간부 제시 프린스에 따르면 존 트래볼타는 10만 달러 상당의 무료 테라피를 받았다.



 할리우드 인사들을 위해선 공간도 따로 준비했다. 미국 LA와 프랑스 파리 두 군데에 위치한 ‘셀레브리티 센터’다. 특히 LA 센터는 73년 ‘샤토 엘리제’를 사들여 만든 곳이다. 27년 지어진 이 건물에는 30~40년대 험프리 보가트, 클라크 게이블, 캐서린 헵번 등 할리우드의 전설이 모여 살았다. 스타의 신화가 씌워진 이 건물에 교회를 세움으로써 ‘스타가 되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라’는 홍보 효과를 노렸다. 실제로 이곳은 스타 신도들과 할리우드에 첫발을 디딘 영화산업 초년생들의 모임 장소다. 이곳에서 대본 스터디나 정보 교류를 하고 할리우드 관련 산업 세미나도 개최한다.



 사이언톨로지는 할리우드의 ‘수호자’다. 이 종교가 주력하는 가장 큰 사회사업이 약물 치료다. 약물 중독에 쉽게 노출되는 할리우드 인사들의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단 전체가 나선다. 배우 브래드 피트의 전 여자친구인 줄리엣 루이스는 “96년 사이언톨로지의 도움으로 약물 중독을 치료할 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수차례 밝혔다.



 사이언톨로지는 또 쇠락하던 할리우드 거리를 지켜냈다. 70~80년대 불황기에 이곳에 신규 진입한 거의 유일한 투자자가 이들이었다. 스타를 끌어들이려면 번듯한 외양이 필요했기에 교단으로 들어온 막대한 돈으로 할리우드 거리의 10여 개가 넘는 건물을 사들였다. 샤토 엘리제를 비롯한 할리우드의 문화유산이 사이언톨로지가 없었다면 자칫 주차장으로 변할 뻔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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