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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때 스트레칭 … 말썽꾼 외국인선수 어쩌나

“대한민국을 모독하는 행위다.”



LG 제퍼슨, 경기 전 돌출행동 논란
사과 회견 3분 전 손가락 욕 사진도
심판 때리고, 감독 비난 막무가내
기량 뛰어나지만 인성문제 불거져
유재학, 뒷돈 요구 벤슨 퇴출 강수
팀플레이·팬 존중 정신부터 배워야

 지난 18일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LG와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중계하던 김태환 해설위원은 이렇게 외쳤다. 경기 전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LG의 데이본 제퍼슨(29·미국)이 이어폰을 낀 채 다리를 쭉 벌리고 허리를 굽혀 스트레칭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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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퍼슨은 ‘경기 전 애국가 제창 시 선수들은 코트에 일렬로 도열해야 한다’는 프로농구연맹(KBL) 규정 제25조3항을 위반했다. 미국프로농구(NBA)나 제퍼슨이 뛴 미국대학농구도 경기 전 미국 국가를 연주한다. 제퍼슨은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른 흑인이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을 올렸고, ‘난 원래 그렇다’는 글을 남겼다.



 2012년 러시아 리그 득점왕 출신 제퍼슨은 지난 시즌 LG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득점왕(평균 22점)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이번 PO 내내 판정에 과도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1차전 당일 오전에도 어깨 부상을 이유로 훈련에 불참했다. 이틀 전 6강 PO 5차전이 끝난 뒤엔 SNS에 흑인 여성의 나체 사진을 올렸다.



 KBL의 외국인 선수 선발 규정이 바뀜에 따라 제퍼슨은 다음 시즌 LG와 재계약을 할 수 없다. 최근 SNS에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글까지 남긴 제퍼슨은 태업 의심을 받고 있다.



 제퍼슨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팬과 구단, 농구 관계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어깨 통증을 느껴 스트레칭을 했는데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손가락 욕설 사진에 대해서는 “나와 다른 세계와의 싸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퍼슨은 “KBL 외국인 선수는 심판에게 어필할 기회가 없다. 프로농구 관계자가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기자회견이 열리기 3분 전에는 직접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한 방 더 먹어라. 인생에 도움되는 일이나 하시지’란 글까지 남겨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LG 구단은 제퍼슨의 거취를 논의하고 있고,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키로 했다.



 프로농구에는 제퍼슨 못지 않은 악동들이 있었다. 2006-07시즌 LG에서 뛴 퍼비스 파스코(35·미국)는 경기 중 자신에게 욕설을 한 선수와 퇴장 명령을 내린 심판을 폭행해 영구제명됐다. KCC 아이반 존슨(31·미국)은 2009-10시즌 챔프전에서 심판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같은 징계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문제는 종목을 불문하고 발생한다. 지난해 프로야구 SK에서 뛰었던 루크 스캇(37·미국)은 이만수(57) 당시 SK 감독을 “거짓말쟁이(liar), 겁쟁이(coward)”라고 비난했다가 다음날 바로 퇴출됐다. 지난해 롯데에서 뛰었던 루이스 히메네스(33·베네수엘라)는 “무릎 뼈에 구멍이 나 야구인생이 위험하다”며 출전을 거부했다. 두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스포츠 구단들은 모두 외국인 선수 딜레마를 안고 있다. 기량은 훌륭한데 인성이 문제인 선수가 있는가 하면 성격은 온순한데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적잖다. 외국인 선수를 어떻게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할지가 팀과 감독의 과제가 됐다.



 김진(54) LG 감독이 어르고 달랬지만 ‘독불장군’ 제퍼슨은 달라지지 않았다. 반대로 유재학(52) 모비스 감독은 뒷돈을 요구하며 훈련 중 농구공을 발로 찬 로드 벤슨(31·미국)을 과감하게 퇴출시켰다. 유 감독은 “이기적이지 않은 선수를 뽑아야 한다. 라틀리프(26·미국) 같은 선수는 3시즌째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8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도 외국인 선수와의 밀고당기기에 능하다. 2012년 입단한 레오(25·쿠바)는 삼성화재 특유의 강훈련에 “배구선수인 내가 왜 러닝 훈련을 이렇게 많이 해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여기는 쿠바가 아니라 한국이다. 당장 집에 가라”고 엄포를 놓았다. 대신 가족을 그리워하는 레오를 위해 어머니를 초청하고, 카메라나 지갑 같은 선물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는 “나는 삼성화재의 레오”라고 말할 정도로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박건연 MBC 프로농구 해설위원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라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고, 팬 없는 프로농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린·김효경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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