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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학생, 자신들 인터넷이 인트라넷 수준인 줄 몰라요

수키 김이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15’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TED]


“그들에게 잡스나 저커버그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름입니다. 그러니 애플·페이스북이 무슨 회사인지 알 수도 없겠지요.”

TED서 발표 재미작가 수키 김
평양과기대 영어강사 경험 책 써
“비판이 아니라 북한 알리려 했다”
참석자 전원에 기립박수 받아



 이민 1.5세 출신인 재미작가 수키 김(45)이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15’에 연사로 등장했다. 그는 2011년 7월부터 6개월간 평양과학기술대학교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를 읽은 TED 측에서 김씨를 연사로 섭외했다. TED는 2년 전인 2013년에도 탈북자 이현서, 조셉 김을 초청한 바 있다.



 다른 강연자와 달리 김씨는 강연 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PT) 기기 사용을 최소화했다. 책을 읽으며,북한 대학생들이 실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설명했다. 강연 서두에 김씨는 “내가 간 곳은 남학생만 있는 공과대학이기 때문에 컴퓨터 전공자가 많았지만 그들 누구도 애플·페이스북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대학생들이 제대로 아는 과학 용어는 ‘광명성 1호’였다”고 말했다. 광명성 1호는 북한이 1997년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이다.



 또 김씨는 북한 당국의 인터넷 검열 실상도 폭로했다. 그는 “북한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이 사실 인트라넷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나도 학생들에게 인터넷 주소의 첫머리인 월드와이드웹(www)의 뜻을 설명하려다 제지 당했다”고 말했다. 월드와이드웹은 ‘전 세계 어디서나 열려있다’는 의미다.



 그는 북한 노동당이 미국인 교사들에게 전달한 ‘주의 사항’도 공개했다. 미국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청바지 착용을 금지하며, 교내 바깥에선 아무와도 대화하지 말아야 하고, 음악감상도 애플 아이팟으로만 해야하는 등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었다. 김씨는 “애플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아이팟을 쓰려니 이상했다”면서 “CD는 주민들에게 유출될 우려가 있으니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ED 강연 시간 18분이 다 될 때까지 김씨의 담담한 어조는 바뀌지 않았다. 그는 강연 말미에 “학생들이 내 수업에서 가장 고통스러워 했던 건 영어작문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한 문장, 한 문장 쓰는 것도 힘들어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들도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왜 질문을 해야만 하는지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주체사상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는 것도 곧 알게 될 것이다.“



 김씨의 맺음말이 끝나자 청중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올해 TED에서 참석자 전원이 기립박수를 친 강연은 김씨가 처음이다. 『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미국·한국에 이어 지난주 스페인에서도 출간됐다. 다음 달에는 영국에서 출간된다.



밴쿠버(캐나다)=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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