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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케이크·냉이수프 맛깔나네 … 우리 집 ‘냉장고를 부탁해’

깡패와 요정.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별명을 동시에 가진 셰프가 있다.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비스트로 차우기’를 운영하고 있는 정창욱 셰프다. 그는 JTBC의 인기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맛깡패’와 ‘국민 요정’이란 별명을 얻었다. 과묵한데 맛에 ‘한 방’이 있다는 의미에서 맛깡패로, 배우 김유정씨와 닮았다는 이유로 국민 요정으로 불리게 됐다. 상반된 이미지만큼이나 요리에 있어서도 반전을 보여준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았다. 그에게 우리 주변의 흔한 식재료의 화려한 변신을 주문했다. 일반인표 ‘냉장고를 부탁해’쯤이 되겠다. 딸기·냉이·목살·닭고기 등 흔하디 흔한 식재료가 그의 손을 거쳐 근사한 요리로 거듭났다.



신통방통 식재료 냉이·딸기·닭고기

비스트로 차우기의 오너셰프인 정창욱 셰프.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얻은 별명인 ‘맛 깡패’와 ‘국민 요정’이란 상반된 이미지로 포즈를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즉석에서 밀리터리 점퍼와 선글라스를 꺼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위 작은 사진에서는레스토랑에서 보여주는 부드럽고 친절한 느낌을 표현했다.




‘맛깡패’로 불리는 정창욱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종로구 운니동 좁은 골목길에 있는데다 간판도 없어 처음 가는 사람은 헤매기 일쑤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프랑스 어느 뒷골목의 작은 식당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의 공간이 펼쳐진다. 흰 벽면에는 셰프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액자로 걸려있고, 흰 보로 덮인 테이블에는 생화가 꽂혀있어 아늑하면서도 생기있는 느낌을 준다. 테이블은 4인용짜리가 5개 정도. 그마저도 정 셰프가 직접 요리도 하며 서빙을 하기 때문에 점심 같은 경우는 12시에 10명, 1시에 10명 정도로 나눠서 예약을 받는다. 현재 4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지만 당분간 공간을 넓힐 생각이 없다고 한다. “찾기 힘든 곳까지 와준 손님을 직접 맞는 것이 예의기도 하고, 쓴소리든 칭찬이든 면전에서 들을 수 있어 직접 서빙을 하는 게 좋은데 그러려면 이 정도 인원이 최대 수용치”라는 게 그 이유다.



그나마 ‘비스트로 차우기’라고 이름을 붙인 현재의 레스토랑은 규모가 많이 커진 편이다. 그는 2010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근처에 ‘식당 차우기’를 냈다. 주방과 화장실을 빼면 4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당시에는 정형화된 메뉴가 없었다. 생선까스를 하는 날도 있고 카레를 내놓는 날도 있었으며, 스테이크 덮밥을 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날 그날 경동 시장에서 장을 봐서 그 재료와 어울리는 요리를 내놓는 식이었다. 당시 요리의 공통점이 있다면 젓가락으로 먹는 서양요리라는 정도였다. “그만큼 편안하고 격의없이 접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임대료를 몇 배나 올려 달라는 건물주의 요구에 결국 식당 문을 닫았다. 2013년에 그는 1년간 미식 투어를 다니며 ‘놀고 먹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두 달간 머물면서 직접 요리도 하고 유명 맛집을 찾아다녔다.



사실 그의 인생은 대부분이 유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스토랑의 이름에 ‘차우기’가 들어간 것은 그가 재일 교포 4세여서다. 한국 이름인 창욱을 일본인들이 발음을 잘 못해 차우기가 된 것이라 한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여러 개의 식당을 운영하는 외삼촌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주방에서 요리하는 형들과 놀며 자연스럽게 요리와 친해졌다고 한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지만 그는 이때 자신이 ‘요리를 배웠다’라고 말하는 것을 지극히 조심스러워한다. 설거지부터 시작하는 도제식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란다.



대학 시험에 두 번이나 낙방한 그는 한국으로 와 통역일을 하다가 2006년 하와이로 어학 연수를 떠났다. 그에게 하와이는 식재료 천국이었다. 평소에 구경도 못하던 각종 향신료와, 레몬보다 싼 아보카도,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고기로 삼시세끼 집밥을 해먹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집은 물물 교환의 장이었다. 친구들이 술을 가지고 오면 그는 안주를 내놨다.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농부를 따라가 요리를 해주고 채소를 얻어와 이웃과 나눠 먹었다. 이웃은 또 각종 소스나 영양제 등 생필품을 그에게 나눠주었다. 이게 점차 발전해 나중에는 무료 크루즈 여행까지 초대를 받았다고 한다.



2년간 이런 생활을 즐기던 그는 다시 일본행을 결심했다. 일본 음식부터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아버지의 지방시 양복과 할아버지의 시계를 빌려서 착용한 뒤 일본 도쿄 중심가에 있는 일식당의 문을 두드렸다. 다음날부터 출근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그는 이튿날 도마 앞에 섰다가 목덜미가 잡혔다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설거지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에게 소위 말하는 요리 관련 ‘스펙’이라면 일본에서 딴 조리사 자격증이 전부다. 다른 스타 셰프처럼 유명한 조리 학교 졸업장이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근무 경력은 없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하는 것이 요리 장인이 만드는 작품이 아닌 밥장사임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언제나 손님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레스토랑을 운영한 초반에는 손님이 남긴 음식을 모두 먹어보면서 ‘전수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손님이 최우선이라지만 메뉴 선정에 대해서만큼은 자기 주장이 확고하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프렌치의 틀을 유지하는데도 프렌치 스타일과 다른 부분이 많다. 코스 요리에 달콤한 후식이 빠져있는 게 대표적이다. “제과 제빵은 할 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욕을 먹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고 한다. 대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수제 요거트를 후식으로 내놓는다.



그는 일반인을 위한 요리 팁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일반인을 위한 냉장고 속 재료 활용법을 묻는 질문에 그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요리할 생각 말고 부모님께 조리된 음식을 얻어와 먹는 것이 낫다. 어리바리하게 요리해서 재료를 낭비하느니 밖에서 사먹어라. 그편이 냉장고에 균을 배양하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어느 정도 요리에 관심이 있고 자주 음식을 해 먹는 사람이라면 식초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그는 “식초를 넣으면 소금이나 간장을 덜 넣어도 돼 건강하게 조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느끼함을 잡아줄 수 있다”며 “조림이나 스튜, 각종 소스에 두루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고급 식재료 말고, 일반인들이 흔하게 먹는 식재료를 화려하게 변신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지금 당장 누구네 집 냉장고 문을 열어도 있을 것 같은 식재료로 말이다. 그 결과 딸기는 목살구이와 짝을 이뤘고, 냉이는 된장국이 아닌 수프를 만났으며, 닭고기살은 케이크로 변신했다.







냉이 벨루떼

⑴손질한 냉이를 소금·후추로 간한 뒤 버터에 볶는다.

⑵다른 팬에서 갈색이 날 때까지 볶은 양파를 ①에 넣어 함께 볶는다.

⑶생크림과 치즈, 물을 붓고 20분 정도 끓인다.

⑷냉이가 부드럽게 익으면 믹서에 갈아 그릇에 담아낸다.



치킨케이크

⑴닭다리살을 소금물에 15분 정도 끓인 뒤 식힌다.

⑵3㎝ 길이로 썬 대파를 소금·후추·버터와 함께 약불에서 물러질 때까지 볶은 뒤 믹서로 갈아 퓨레를 만든다.

⑶살코기만 분리해 믹싱볼에 담고 으깬 뒤 마요네즈·양파가루·마늘가루·소금·설탕·식초·대파퓨레를 섞는다.

⑷오븐용 쟁반에 ③의 반죽을 케이크 모양으로 빚어 올린 뒤 에멘탈 치즈나 스위스 치즈를 얹는다.

⑸오븐에 넣고 치즈 표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딸기 소스를 곁들인 목살 구이

⑴잘 씻은 딸기를 소금·후추로 간한 뒤 버터에 볶는다.

⑵식초와 설탕을 넣어 졸인다.

⑶고기 육수를 붓고 끓으면 약불에서 농도가 진해질 때까지 끓인다.

⑷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목살을 구운 후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⑸구운 목살에 졸인 딸기 소스를 곁들여낸다.





글=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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