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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보험 사기 어떻게 들켰나…‘막전막후’

지난 14일 낮 12시 경남 거제 시내에서 자동차 사고가 났다. 그날 오후 동부화재 지점에 사고 접수가 됐다. 피해 차량은 무려 람보르기니. 사고를 낸 차는 SM7이었다. 청구된 람보르기니 수리비만 1억4000만원에, 피해자에게 지급될 차량 대여 비용은 하루 200여 만원에 달했다.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SM7 차량 운전자에 대한 동정 여론이 빠르게 번졌다. 하지만 사고 나흘 만에 진실이 드러났다. 서로 알고 지내던 피해자와 가해자 두 사람이 짜고친 보험사기였다.

적발 과정은 이랬다. 사고 이틀 뒤인 16일 동부화재 SIU(보험사기조사) A과장이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사고 현장을 가니 의심스러운 구석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커브 구간에 사고가 난 차선 역시 주차를 겸할 수 있는 가장 바깥쪽이라 시속 20~30㎞ 이상 속도를 내기 어려운 장소였다. 토요일 낮 시내가 붐비는 시간대에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많았던 터라 고속으로 주행하긴 더더욱 쉽지 않았다.

신호 대기 중인 람보르기니를 SM7이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하는데 차량 파손 정도가 저속 주행 중이었다고 하기엔 너무 심했다. SM7 에어백이 터졌고 보닛도 휘어져 열려있었다.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을 때 생기는 바퀴자국인 ‘스키드 마크’도 찾아볼 수 없었다. A과장은 사고 목격자에게서도 “브레이크를 밟는 ‘끽’하는 소리는 없었고 바로 ‘쿵’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교통경찰 출신인 A과장은 보험사기조사만 15년을 한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보험사기를 직감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보험금 청구만 하고 경찰에 신고를 안 한 점도 이런 의심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18일 오후 4시쯤 A과장은 람보르기니, SM7 차량 운전자 두 사람으로부터 “서로 공모하고 사기를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이 사건이 온라인을 타고 널리 알려진 점에 부담을 느끼고 두 사람이 자백을 한 것 같다. 사고 차량이 람보르기니가 아니었다면 그냥 보험금을 지불하고 끝날 수도 있었을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보험사기를 저지른 두 사람은 차량 수리비를 포함한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보험사기를 저질렀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 벌금 2000만원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동부화재는 A과장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보험사기에 조직폭력단이 연루되는 경우도 많고 보험사기로 고발 당한 사람들이 협박을 하는 사례도 빈번하기 때문에 통상 SIU팀 직원 신원은 신변 보호 차원에서 밝히지 않는다”라고 동부화재 측은 설명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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