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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놈 위에 나는 놈…보이스피싱 조직 뒤통수 친 20대들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을 상대로 사기를 친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19일 보이스피싱 조직에 통장을 판 뒤 통장에 입금된 돈을 가로챈 혐의로 민모(27)씨를 구속했다. 또 민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이모(2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필리핀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개당 30만원을 받고 통장 9개를 판매했다. 민씨 등에게 통장을 산 보이스피싱 조직은 국내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물품대금 사기를 벌였다. 서점 등에 전화를 걸어 "필리핀에 있는 A회사인데 한국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싶다"며 업주들에게 접근했다. 이후 "항공택배로 물건을 받으려면 자리를 먼저 잡아야 한다. 알려준 계좌번호로 배송비 300만원을 대신 입금하면 나중에 한꺼번에 결제를 하겠다"고 속였다.

민씨 등은 "입금됐다"는 은행 계좌입금 알림 문자 메시지가 오면 미리 발급받은 체크카드 등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조직보다 먼저 돈을 인출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10차례에 걸쳐 114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민씨와 이씨가 연류된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통장을 팔긴 했지만 범행에 사용된 줄은 몰랐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전에도 통장을 판매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주목했다. 또 민씨 등이 먼저 인터넷 사이트에 "통장을 판다"는 글을 여러 차례 올린 것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통장 1개당 현금인출카드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민씨 등의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전화통화 기록 등을 토대로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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