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한 지붕 네 가족' 영국, 지역색 강한 과학적 이유 있었네

영국인 2039명의 DNA 특징을 분석해 조부모들의 거주지와 함께 표시한 유전자 지도.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17개 군락(cluster)을 이루고 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네이처


영국은 잉글랜드ㆍ스코틀랜드ㆍ웨일스ㆍ북아일랜드로 이뤄진 연합 왕국(united kingdom)이다. 각 지역은 월드컵에 각각 대표팀을 내보낼 만큼 지역색이 강하다. 지난해에는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을 하겠다며 주민투표를 했을 정도다. 영국인들이 이렇게 강한 지역색을 보이는 과학적 근거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진은 영국인 2039명의 DNA를 조사한 결과 유전적 특징과 거주지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8일(현지 시각) 밝혔다. 비슷한 DNA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유유상종’ 모여 살고 있다는 의미다. 그간 특정 지역, 소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유전적ㆍ지리적 특성을 비교한 연구는 있었지만, 국가 단위의 대규모ㆍ정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성과는 이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친ㆍ외조부모 4명의 출생지가 모두 80㎞ 이내에 있는 백인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조부모들의 평균 출생연도는 1885년이었다. 영국에 대규모 이민이 유입된 20세기 이전 거주지를 기준으로 사람들의 DNA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비슷한 유전적 특징을 갖는 사람들이 총 17개 지리적 군락(cluster)을 이루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1000년 이상 외부 이민족의 유입이 끊이지 않았던 영국의 역사와 일치한다. 선사시대 영국은 원래 이베리아인의 땅이었다. 하지만 기원전 6세기경 유럽 본토에서 켈트 족이 건너와 정착했다. 기원전 55년에는 로마제국의 병사들이 침입해 잉글랜드 지역을 수 백 년간 지배했다. 기원 후 4세기 후반 게르만 계통의 앵글로색슨 족이 몰려들자 로마인들은 고향으로 돌아갔고 켈트 족은 대부분 웨일스ㆍ스코틀랜드로 이동했다. 이후에도 바이킹 족, 데인 인 등의 침입이 이어졌다. 17개의 군락은 이 같은 민족 대이동의 ‘흔적’인 셈이다.

DNA 분석을 통해 새로 알려진 사실도 있다. 통념과 달린 유전적으로 단일한 켈트족 그룹은 없었다. 흔히 ‘켈트 지역’으로 불리는 스코틀랜드ㆍ웨일스ㆍ콘월ㆍ북아일랜드 출신의 유전적 특징은 제각각 달랐다. 가령 잉글랜드 콘월의 코니쉬 출신의 경우, 웨일스·스코틀랜드 출신보다 잉글랜드 출신과 유전적으로 더 닮았다.

또 잉글랜드 동부ㆍ중부ㆍ남부 지역은 거의 대부분이 앵글로색슨 DNA를 갖고 있었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앵글로색슨 족이 원주민을 밀어낸 게 아니라 그들과 광범위하게 혈연을 맺고 함께 살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영국인의 DNA를 유럽 10개국 6209명과 비교하기도 했다. 영국인의 ‘족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노르웨이 바이킹족의 DNA는 북쪽 오크니 지방에 뚜렷하게 남아있었지만, 덴마크 바이킹족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