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11살 내 아들 면허 딸 필요없어 … 5년 뒤 무인차 상용화"

크리스 엄슨
“열한 살짜리 아들이 5년 뒤(2020년)엔 면허를 딸 수 있는 나이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 애가 그럴 일이 없도록 만드는 게 바로 구글의 목표입니다.”

 구글의 ‘자율 주행차(self-driving car·무인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크리스 엄슨 총괄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TED 2015’에서 연사로 등장해 환호받았다. 그는 요즘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사내다. 바퀴는 엔진이 돌리고, 운전은 사람이 한다는 ‘자동차의 정의(定義)’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TED 총연출을 맡은 크리스 앤더슨이 “엄슨이야말로 올해 콘퍼런스 주제인 ‘진실 그리고 대담(Truth and Dare)’에 걸맞은 사람”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로봇공학) 출신인 엄슨의 지휘봉은 거침없다. 구글은 2010년 세계 최초로 무인차 운행에 성공했다. 특허도 여럿 가졌다. 시장 공략의 속도는 최근 더욱 빨라졌다. 구글은 그동안 알려진 것에서 한발 나아가 소프트웨어에 지도 입력을 마치는 올 연말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거리에서 2인승 무인차를 달리게 한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는 회사 주변 도로 등에서 제한적으로 시범 주행을 해왔지만 연말께에는 일반 도로에서도 달린다는 것이다.

 구글의 차량은 운전대·가속페달·제동페달 등을 모두 없앤 ‘100% 무인차’다. 이날 엄슨은 TED 강연을 하면서 보행자·공사현장·주변 차량뿐 아니라 도로 위를 무단횡단하는 강아지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는 ‘3차원 위성위치확인시스템(3D GPS)’ 화면까지 전격 공개했다. 이런 기술이 가능한 건 자율 주행차 지붕에 ‘라이더(LiDAR)’라는 특수 장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를 쏴서 주변 물체와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어 차량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얻은 방대한 고해상도 데이터를 3D 지도로 조합한 뒤 ‘10㎝ 이내’까지 정밀하게 분석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한다. ‘꿈의 자동차’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얘기다.


 그는 강연을 통해 기존 통념을 파괴하는 역발상도 보여줬다. 실제로는 자율 주행차가 일반 차량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엄슨은 “지금은 운전을 하다 언제 스마트폰을 꺼내서 만질지 모르는 세상”이라며 “운전자야말로 자동차 안에서 가장 불안한 존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컨설팅업체인 가트너의 분석에 따르면 무인차가 상용화될 경우 세계적으로 교통사고가 92%가량 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 에서 벤츠가 공개한 무인차 F015의 내부.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이런 ‘신(新) 시장’을 놓고 다른 업체라고 가만 있을 리 없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회사라는 자부심을 가진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초 미국의 ‘CES 가전 전시회’에서 무인차인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처음 선보였다. 아직 양산하기 힘든 콘셉트카였지만 큰 주목을 받았다. 벤츠는 다음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차 기술 현황을 공개하는 행사도 치른다. BMW 역시 CES에서 ‘무인 주차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볼보는 2017년까지 자율 주행차 100대를 일반 도로에서 주행하는 ‘드라이브 미(Drive Me)’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발표하기도 했다.

 이뿐이 아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인 애플이 무인차 업체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도 무성하다. 포드·GM 같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무인차 산업에 올라타려 한다. 엄슨이 TED에서 강연한다는 소식을 미리 접했던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 개발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며 “전기차 선두 업체인 테슬라도 무인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테슬라 역시 지난해 10월 발표한 ‘모델 D’에 깜빡이를 켜면 차량이 알아서 주변 상황을 인지해 차선을 바꾸는 등의 자율 주행 기능을 일부 탑재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무인차 개발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제도가 탄탄하게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2012년 5월 네바다주가 세계 최초로 구글 자율 주행차에 면허증을 발급했다. 또 기라성 같은 IT 업체들이 실리콘 밸리에 진을 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브레이크만 장착하면 무인차로 주행이 가능하게 법을 고쳤다. 무인차의 성지(聖地)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당국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독일교통부는 지난 1월 아우토반 A9 구간을 무인차 시험운행 프로젝트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영국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무인차 주행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도시에 1900만 파운드(약 319억원)를 내걸 정도다.

 하지만 국내로 눈을 돌리면 길이 막혀 있다. ‘관료주의’가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가로막는 ‘대못’이 되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사람이 운전하는 차’만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엔 무인차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돼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처리 시점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당장 현대·기아차만 하더라도 국내에선 경기도 남양연구소 안에서만 무인차를 시험하고 있다.

밴쿠버(캐나다)=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영상 유튜브 Google Self-Driving Car Project 채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